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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日재난에 상처 잠시 덮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7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日재난에 상처 잠시 덮었다 '수 십년 상처는 잠시 묻어두고..'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요집회에 참석한 이용수(오른쪽) 할머니와 이옥선 할머니가 일본 강진ㆍ쓰나미 피해자들을 떠올리며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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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박은희 인턴기자] "힘내세요! 힘내세요! 힘내세요!"

지난 16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주최로 열린 수요집회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을 '격려'하고 나섰다. 강진과 쓰나미에 할퀸 것보다 더 큰 상처를 입었던 이들이지만 이웃인 일본이 겪은 참상 앞에 잠시 고개를 숙이고 아픔을 나눠가졌다.


"힘내라"고 유독 목청을 높인 이는 이용수(83) 할머니다. 그는 16살이던 1944년 중국을 거쳐 대만으로 끌려가 2년간 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으며 이를 거절했다가 구타와 전기고문까지 당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 사람들이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엄청난 일을 겪는 걸 보니 70년 전의 내 고통이 떠올랐다"며 “그들의 아픈 마음은 우리들의 아픈 마음과 같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옥선(85) 할머니도 16살이던 1942년 7월, 연길 일본군 비행장으로 끌려가 또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겁탈을 당했다. 하루 수십명의 일본군을 상대하다 매독에 걸려 겨우 치료가 됐지만 영구불임이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이날 그는 “밉기는 하지만 안됐다. 일본 국민들, 울지 마, 일어서자, 힘내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모임엔 이용수 할머니 등 모두 5명이 참석했다. 정대협은 일본을 돕고 싶다는 할머니들의 뜻을 반영해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6주 동안 일본 복구를 위한 모금(계좌번호 : 신한은행 100 - 019 - 906649, 예금주 :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을 진행키로 했다.


한편, 할머니들은 과거사 청산을 위한 책임있는 태도를 일본에 촉구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이옥선 할머니는 "나는 (일제시대에) 칼까지 맞아봤다. 칼을 맞았을 때 왜 죽지 않았는가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면서 "우리의 한은 어떻게 해결하나.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한탄했다.


침묵시위를 주최한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 역시 "과거가 청산되지 않고는 양국 관계 회복은 어렵다. (일본은) 과거 역사에 대한 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다시 한 번 일본 정부의 '행동'을 촉구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박은희 인턴기자 lom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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