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진보적 보수주의'를 정치적 기치로 내건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진보 끌어안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
홍 최고위원이 주도하는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는 4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참여연대와 공동으로 '서민정책, 보수와 진보의 접점을 찾는다'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위 위원장인 홍 최고위원은 "서민정책에 여야가 있을 수 없고, 보수와 진보의 편 가르기가 있을 수 없다"며 "진보적 시민단체 중 하나인 참여연대와 당면한 서민정책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그 접점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진보진영과 소통에 나선 것은 거의 모든 이슈마다 좌우가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갈등구조로는 미래를 위해 한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는 평소의 문제의식 때문이다. 홍 최고위원은 그동안 "진보좌파와 보수우파는 소통이 아니라 서로를 소탕하는데 앞장서왔고 이념대립이 극에 달해있다"며 "진보좌파와 보수우파의 갈등을 치유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도 요원하다"고 강조해왔다. 보수우파를 지지층으로 하는 한나라당과 진보진영의 대표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의 만남은 좌우세력의 소탕이 아닌 소통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서민을 화두로 진보진영과 교감하는 것은 홍 최고위원의 정치적 미래와도 연관된다. 홍 최고위원은 지난 96년 15대 총선 당시 '모래시계 검사'라는 유명세로 화려하게 정치권에 입문했지만 야당 시절에는 DJ 저격수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이후 국적법 개정안 등의 히트법안을 내기는 했지만 유력 정치인으로서의 각인된 이미지를 남기지는 못했다.
'가진 자가 좀 더 양보하는 세상'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해온 홍 최고위원의 정치적 승부수는 바로 서민정책이다. 한나라당을 '수구꼴통'이라고 비판해왔던 진보진영과의 소통으로 보수우파 정당의 틀에 갇힌 한나라당의 외연확대와 이미지 쇄신을 꾀하겠다는 것. 과연 홍 최고위원의 파격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까? 여야 정치권의 눈과 귀가 홍 최고위원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