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우리저축銀 억울해하는 사연은?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조유진 기자] "우리도 피해자입니다. 억울합니다."

21일 대규모 인출 사태를 빚은 우리저축은행과 새누리저축은행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연은 무엇일까. 당국이 공개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5% 미만 명단에 두 저축은행이 포함돼 있지만 특례기준을 적용하면 각각 5.2%와 19.24%로 양호하기 때문이다.

조은래 한화금융네트워크 새누리저축은행 영업본부장은 "우리는 2013년까지 부칙적용으로 안전하게 예금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상황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금감원과 언론의 무책임한 행동에 선량한 은행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금감원에 따르면 새누리저축은행과 우리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12월말 기준으로 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되는 5% 미만이다.

하지만 이들 두 저축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곳으로, 2013년 6월말까지 일반적인 BIS비율에 따른 적기시정조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예보기금이 부족했던 당시 연 1%대의 저금리 자금을 15년 만기로 장기 대출해주고 두 저축은행이 이 돈을 운용한 수익으로 순자산부족분을 메우기로 했던 것.

또한 금융당국은 상호저축은행법 감독규정에 1998년 6월12일자로 부칙을 따로 마련해 두 저축은행에 대해 일반 저축은행과는 다른 방식의 BIS비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일반 기준으로 보면 15년 장기로 대출받은 경영정상화 자금은 회계상 '대출금'이지만 예보에서 투입해줬어야 할 돈으로 보고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인식하도록 한 것. 이를 적용하면 우리저축은행과 새누리저축은행 각각의 BIS비율은 5.2%와 19.24%로 나온다.

이같은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고객들이 너도나도 예금인출을 원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김석견 한화금융네트워크 상무와 김정곤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감독지원 팀장이 예금주들 앞에 직접 나와 수습에 나섰다.

김 팀장은 "새누리 저축은행은 2013년까지 영업정지 적용이 안 되는 게 맞다"며 "금감원 입장에서도 새누리 저축은행이 예금 인출 요청에 충분히 응할 수 있는 걸로 보고 있는 만큼 예금주들은 동요하지 말고 차분하게 지켜보면 된다"고 적극적으로 예금주들을 안심시켰다.

이어 "대주주가 한화건설로서 인수 후 288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고 지금도 예금인출에 필요한 자금이 준비된 상황"이라며 "고객들이 저축은행의 현재 상태를 인지해 이자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명하게 대처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개별 상담도 진행했다.

김석견 상무 역시 "주말에 충분한 긴급자금이 투입됐다"며 "이번 주를 고비로 보지만 예금 인출 사태가 계속 된다 하더라도 한 달까지도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관계자의 해명으로 예금주들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였지만 여전히 발길을 돌리기 보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