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온라인서점과 전자책시장에 밀려 적자에 허덕이던 미국 서점 2위 보더그룹이 15일(이하 현지시간) 파산을 신청해 오프라인 기반 서점의 쇠락을 실감케 했다.
맨해튼파산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더그룹은 작년 12월 현재 자산 128만달러, 부채 129만달러이며, 2007년부터 지금까지 6억8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매출도 해마다 두자릿수 비율로 줄어들었다.
마이크 에드워드 사장은 이날 "파산신청은 부채조정을 위해 불가피했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 안정화 의지를 밝혔다.
1971년 설립된 보더그룹은 반스앤노블스 다음가는 미국 2위 서점으로 전국에 64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뉴욕 맨해튼 파크애비뉴점 등 200개 대형점포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문을 닫게 돼, 6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보더그룹 경영악화의 주된 원인은 시장변화를 읽지 못한데 있다. 2001년 온라인사업을 아마존에 넘긴 것은 가장 큰 전략실패였다. 아마존 등 온라인서점과 월마트,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대형유통점은 할인판매로 보더를 압박했다. 게다가 전자책·태블릿PC의 등장은 독서인구의 행태를 바꿔놓았다.
1위업체 반스앤노블스가 전자책 '누크'를 내놓으며 아마존 '킨들'과 경쟁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한데 반해 보더는 2008년에야 웹사이트를 다시 여는 등 뒤쳐진 모습을 보였다.
한편 보더의 파산신청은 반스앤노블스에 일시적인 반사이익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문을 닫게 된 보더 점포 대부분이 반스앤노블스 매장 인근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스앤노블스는 전국에 717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분석가들은 그러나 반스앤노블스가 잘못된 판단으로 오프라인사업에 무게를 실을 경우 보더와 같은 꼴을 당할 수 있다며 전자책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분석기관 모닝스타의 피트 월스트롬 애널리스트는 "반스앤노블스가 보더 파산에 미혹되면 안된다"며 "아차하는 순간 애플과 아마존에 잡혀먹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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