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반정부 시위 격화에 업종별 희비 엇갈려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코스피 시장이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지난 주 미국 증시가 9주 만에(주간 기준) 하락하면서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표출된 데다 이집트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려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외국인 투자자가 장 초반 부터 매도공세를 펴면서 지수의 하락폭이 커졌다.
3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38.14포인트(1.81%) 내린 2069.7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 1.74% 급락하면서 2069.92로 장을 마감한 뒤 6거래만에 처음으로 2070선을 하회했다. 거래량은 3억1693만주, 거래대금은 7조2944억원으로 집계됐다.
장 초반부터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외국인이 개장 한 시간이 채 못 되어 순매도 규모를 1000억원 이상 확대하며 '팔자'에 나선 탓에 코스피 지수는 1% 이상의 내림세를 계속 이어갔다.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도 매도로 일관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6940억원(이하 잠정치) 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타 주체(국가 및 지자체)가 각각 5220억원, 98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관 투자자는 연기금(540억원 순매수), 은행(390억원 순매수), 증권(118억원 순매수)을 중심으로 74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898계약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54계약, 5418계약을 순매수했다. 장 중 한때 1400억원 이상 출회됐던 프로그램 매물은 차익거래에서의 매물이 축소되면서 750억원 상당까지 줄었다. 이날 프로그램으로는 차익거래에서 450억원 상당의 매수세가 유입됐고 비차익거래에서는 1200억원 상당의 매물이 나왔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주가 속한 운송장비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 확산으로 인해 유가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자동차주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하면서 운송장비 업종은 4.09%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운송장비 업종에서만 285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건설, 운수창고, 은행 업종도 3% 넘게 하락했다. 유통, 통신, 금융, 증권 업종 등도 모두 약세를 보였고 화학, 의약품 업종만이 상승 마감했다. 이집트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고 이렇게 되면 유가가 상승하게 된다는 기대감이 화학업종에 속한 정유주와 화학주의 상승을 견인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경우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 보다 2만9000원(2.87%) 하락한 9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포스코,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등도 약세로 마감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낙폭은 모두 4% 이상였다. 반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2%대 급등했고 하이닉스는 장 중 3만원 고지를 넘으며 0.51%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종목을 포함해 219종목이 올랐고 607종목은 내렸다. 하한가 종목은 없었고 61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6.08포인트(1.15%) 내린 521.38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날 보다 7.7원(0.69%) 오른 1121.5원에 마감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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