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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자 뿐만 아니라 받는 자도 처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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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해설시리즈26]보건복지부,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지난해 11월28일부터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작됐다. 리베이트 쌍벌제의 핵심은 부당한 리베이트를 주는 자 뿐만 아니라 받는 자도 처벌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보건의료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의약품 산업은 막대한 초기 투자자본 투입이 필요하고 소비주체가 의약품의 선택과 가격결정과정에서 거의 배제되기 때문에 리베이트 유인이 쉽게 작동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판매관리비가 다른 제조업보다 3배 이상 높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즉 국내 제약회사는 리스크 부담이 많은 신약 개발보다는 손쉬운 복제의약품 중심의 영업경쟁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장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 나라경제 기고를 통해 "요양기관(의료기관, 약국)의 음성적 이윤추구와 제약회사의 약가인하 방지목적이 부합한 리베이트 거래 관행화로 인해 의약품시장에서 금품 또는 향응 제공 등 리베이트가 의약품 총매출액의 2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김 과장에 따르면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 피해액은 약 2조18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리베이트는 정상적인 시장가격 형성을 저해해 시장실패를 야기하고 건강보험 약제비 증가로 귀결돼 취약한 보험재정의 주된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에는 리베이트를 수수한 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미비해 불법리베이트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가 어려웠다.


'형법' 상의 '배임수재죄'는 의료기관 개설자 등에게는 적용이 어렵고 '수뢰죄' 역시 민간 의료기관 종사자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규율대상은 '사업자'로 제약회사 및 병원 등에 한정되므로 의료인 개인은 그 처벌대상이 아니다.


특히 의료기관의 경우 병원장 등 의료기관 개설자에 의한 리베이트 제공 강요가 입증되어야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해 검찰·경찰·공정위 등의 리베이트 조사나 수사결과가 수시로 언론에 오르내렸지만 리베이트 폐해는 갈수록 뿌리 깊게 관행화됐다.


이에 대해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을 반영하듯이 국회에서는 리베이트 쌍벌제 관련 법안이 발의됐고 국민의 긍정적 여론에 힘입어 리베이트 쌍벌제 법안은 보건복지위원회 상정 3개월 만인 지난해 4월28일에 전격적으로 국회에서 통과돼 2010년 5월27일 공포됐다.


리베이트 쌍벌제의 주요 내용은 약사·한약사,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는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의약품 채택이나 처방유도 등 판매촉진 목적으로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리베이트를 제공받는 의료인, 약사 등에 대해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 정지를 부과할 수 있게 됐고 불법 리베이트 제공자뿐만 아니라 수령자도 형사처벌 대상임을 명시해 수수행위 쌍방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리베이트로 받은 경제적 이익은 전액 몰수하게 했다.


또 지난해 12월13일 시행된 의료법·약사법·의료기기법 시행규칙에서는 의사·약사에 대한 불법 리베이트 수수시 부과되는 자격정지 세부기준과 법률에서 위임된 허용 가능한 경제적 이익 등의 범위가 규정돼 있다.


시행규칙은 법률상 허용범위인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내의 경제적 이익에 한정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한 공정경쟁규약 및 보건복지부가 인정한 한국제약협회의 자율협약에서 규정한 사항 등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의료인의 의약품 정보습득 기회(학술대회, 제품설명회 등) 및 기업의 정상적인 의약품 판촉활동은 보장하되 의약품·의료기기 거래와 연관된 기부금, 의약품·의료기기의 채택 및 처방 실적에 따른 사례비와 랜딩비 등은 엄격하게 제한해 쌍벌제 도입의 입법취지를 살렸다.


의약품 납품 관련 리베이트 수수(授受)는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비리인데도 범법행위라는 의식없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제약회사의 필요 이상의 판매관리비 부담은 건강보험재정 악화로 이어져 결국 환자인 국민에게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케 한다는 점을 명백하게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리베이트 쌍벌제의 엄격한 집행을 위해 관계부처와 공조체계를 강화해 법과 원칙을 바탕으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대처해 나갈 방침이다. 리베이트 징후가 포착되면 수사기관 등과의 공조를 통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이다.


쌍벌제 시행에 따라 초기에는 적응과정에서 고통스럽고 힘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가적 위상에 걸맞게 전반적인 시스템도 선진화돼야 한다. 의약업계의 오랜 관행을 과감히 깨고 의약품 유통 거래 선진화를 함께 이뤄가자는 공감대 안에서 형성된 제도인 만큼 안정적으로 정착된다면 국내 제약산업이 한 단계 도약될 뿐 아니라 보건 의료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또한 높아질 것이다.




황상욱 기자 ooc@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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