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코스피 지수 2100포인트 시대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IT업종 대장주 LG전자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LG전자는 최근 저조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오히려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외 증권사들이 너도 나도 장밋빛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향후 주가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11여개 국내 증권사들 중 4개 증권사가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목표가를 속속 상향했다. 부진했던 4분기 실적보다는 향후 흑자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이 이날 LG전자의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15% 상향 조정한데 이어 동부증권 14만원에서 15만4000원, 한화증권 12만원에서 14만원, 하이투자증권 13만원에서 16만원으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이들 증권사들은 모두 스마트폰과 관련한 경쟁력이 제고되고 있다는 측면을 부각했다. 김종완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저가 스마트폰 옵티머스원의 시장정착 이후 하이엔드 스마트폰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며 "평판 TV 등 다른 사업부의 제품판매 역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운호 한화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1분기에는 핸드폰 사업부의 체질 개선 및 가전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 대비 8.3% 증가한 60조3441억원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지난 4분기 LG전자의 옵티머스원 판매량은 3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390만여대에 달했다. 재고자산 중 큰 비중을 차지했던 TV의 재고 규모 역시 7조원대에서 5조800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동안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아온 각 사업부문의 리스크가 점차 해소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같은 날 보고서를 발표한 외국계증권사 7곳 중 3곳도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모간스탠리 증권이 지난해 말 재고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휴대폰 사업부문의 회복세가 빨라질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에서 14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UBS증권은 12만6000원에서 12만9000원으로, 메릴린치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14만3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가장 큰 폭으로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한 모건스탠리증권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우려보다 적자 규모가 크지 않았다"며 "스마트폰 제품라인업 개선세 등을 감안할 때 흑자전환 시기가 하반기에서 2분기로 다소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CS증권은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며 투자의견 '시장수익률 하회'를 유지했고 골드만삭스 역시 긍정적인 전망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중립의견을 고수했다.
◆전망은 좋은데 주가는?= 국내외 증권사들이 대부분 긍정적인 실적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주가는 부진한 편이다.
실적발표 하루 전인 지난 25일까지 LG전자의 주가는 12만3000원선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여전히 지난 2008년 5월 기록한 주당 16만8000원에는 30%가까이 모자란 상태다.
증권사 대부분 1분기 실적턴어라운드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으나 향후 주가 추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그나마 한화증권이 올해 1분기에는 핸드폰 사업부의 체질 개선 효과, 계절성에 따른 가전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예상돼 주가는 우상향하겠지만 최근 주가가 상승한 것이 핸드폰 사업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일부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상승 속도는 빠르지 않을 전망이라고 예상한 것이 전부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골드만삭스가 내놓은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투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심리가 매수세로 기울기 보다는 여전히 관망세에 머물고 있는 것.
골드만삭스는 "가전부문 수익성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그동안 휴대폰 사업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반등했다"며 목표주가 9만원을 종전대로 유지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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