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시가총액 100억원대 업체가 자기 몸집의 두 배에 달하는 대금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주가가 요동치면서 투자 재원에 대한 의문도 확산되고 있다.
주인공은 코스닥상장 소프트웨어 업체 아로마소프트다. 이 회사는 게임개발업체 이프를 계열사로 추가하면서 지난해 밝혔던 이프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문제는 이 회사의 볼륨이 인수 대상인 이프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로마소프트 측은 유상증자 없이 내부적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아로마소프트는 지난 3일 이프와의 주식양수도 계약에 따라 경영권을 인수했다며 이프를 계열회사로 추가한다는 내용의 공시를 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인 4일과 5일 아로마소프트는 연이틀 상한가로 치솟았다. 6일 오전 9시39분 현재도 아로마소프트는 상한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로마소프트 측은 "주식양수도 대금 정산은 이프의 실적이 확정되고 감사가 끝나는 오는 2월28일 치를 것"이라며 "주권실물 역시 대금이 정산되는 날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7일 아로마소프트 측은 1월3일까지 이프의 주식 325만주(43.1%)를 325억원에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공시를 한 바 있다. 아로마소프트 관계자는 "인수대금은 이프의 영업 실적에 따라 조정이 가해지겠지만 현재로선 10월 공시에서 달라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아로마소프트는 이프의 인수를 확정짓기까지 많은 부침을 겪어 왔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자금조달 방법이다. 아로마 측은 이프 인수를 위해 지난 6월 2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주가 폭락, 외부감사범위 '제한' 통보를 받는 등의 어려움을 겪다 결국 최종적으로 유증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거래소로부터 벌점을 부과 받는 굴욕도 겪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아로마소프트의 자본조달 능력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아로마 측이 지난 10월 밝힌 인수대금 금액 325억은 현재 아로마소프트 시가총액 153억원의 두 배, 자기대본대비 172%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3분기까지 아로마소프트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95억, 33억원로 집계된다.
이에 대해 아로마소프트 측은 "유증 없이도 자체 자본 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로마소프트는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소재 농장을 137억원에 매각한 적이 있는데 이 관계자는 "농장 매각 대금과 이프 인수 대금 사이에 상관관계는 없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선 아로마소프트가 이프를 인수한 뒤 목표로 했던 '수익모델 다각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인수대금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프의 경우 유명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게임 레퍼런스가 풍부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번 인수합병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아로마소프트는 지난해 이프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내년 중 이프를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로마소프트 관계자는 "이프 인수 뒤의 계획에 대해 아직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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