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올해 주식시장의 절대적 매수 주체였던 외국인과 매도 주체였던 기관, 개인들이 어떤 종목을 많이 팔고 샀을까?
27일 삼성증권이 올해 외국인, 기관,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을 분석한 결과 올해 21조원을 사들인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기아차 등이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에 포진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금단 애널리스트는 "상당수 종목들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은 올해 특정 종목을 샀다기보다 한국 시장 전체를 산 것"이라고 평가했다.
했단, 순매수 종목을 상위 30위까지 넓혀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30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30종목과 일치하는 경우는 딱 절반인 15개이기 때문.
이는 시장 비중보다 더 많이 산 종목은 외국인들이 그만큼 애정을 쏟았다는 것으로 삼성엔지니어링, 대우조선해양, 호남석유, GS 등이 속했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의 연간 수익률을 보면 상위 10종목의 경우 50.9%, 상위 20종목 56.9%, 상위 30종목 49.6%로 KOSPI 수익률 20.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반적으로 외국인들이 올해 주식시장의 상승을 이끌었으며 순매수 종목들의 성과도 좋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올해 총 12조원을 순매도한 기관은 상위 10종목의 경우 56.7%, 20종목 61.0%, 30종목 59.0%이니 외국인보다도 나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요인은 외국인이 대량 매수하기 위해 큰 종목 중심으로 우선 담을 수 밖에 없다는 어려움도 있을 것이란 것이 삼성증권의 분석이다.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우리금융, 현대중공업, OCI, S-Oil, 삼성증권등 외국인과는 종목선정이 달랐다.
상위 30위까지 종목을 확대해보면, 외국인이 ITㆍ자동차ㆍ화학ㆍ조선을 선호했다면 기관은 조선ㆍ은행ㆍ증권ㆍ건설에 공격적인 대응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종목별로 수익률 편차가 나기는 하기만 시장 비중보다 과감하게 더 가져갔던 종목들이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금호석유, 현대중공업, SKC 등이 해당됐다.
마지막으로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POSCO, 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생명, 한국전력 등으로 나타났다.
개인 순매수 종목의 특징 중 하나는 올해 신규 상장한 종목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는 것이다.
상위 30종목까지 훑어 봤을 때 삼성생명, 만도, 대한생명, 웅진에너지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는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이 2010년 주식시장의 상승을 주도했던 업종 내지는 종목들과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 개인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수익률은 13.7%로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저조할 뿐 아니라 시장 수익률에도 못 미쳤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들이 순매도한 상위 종목이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대우조선해양, 현대차 등임을 감안할 때, 그 동안 이들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가 올해주가 상승을 통해 수익을 실현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강세장에서는 잦은매매보다 주도주 보유가 더 낫다는 교훈을 새기게 된다"며 "내년에는 외국인보다 국내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연기금은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수했지만 그렇지 못한 기관들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채권 비중을 축소하고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적 자산배분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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