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LH 자금난 보완대책 마련중.. 내년부터 도입키로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내년부터는 공공부문이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에 민간자본이 투입돼 건설된다. 민간자본이 투입된 공공 보금자리주택의 가격구조나 품질 등은 기존의 공공 보금자리주택과 같게 유지된다.
하지만 민간의 투자에 따른 기대 수익률이 공공부문의 채권이자보다 높아 자본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인지가 관건이다.
2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자금난으로 보금자리주택 건설 추진여력이 줄어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백을 민간자본과 지자체 공공기관 등으로 메우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특히 막대한 유동성을 보유한 민간부문을 끌어들여 보금자리주택 건설 투자로 끌어내는 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검토중인 방안은 BTL(임대형 민자사업)이나 공모형 PF, 토지 선수공급, 원형지 공급 등의 방안이다. 이중 BTL은 현재 하수도나 군시설, 철도 등의 건설공사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LH가 장기임대주택의 매입을 확약하는 조건으로 민간이 자금을 투입해 주택을 건설하게 하는 것이다.
또 공모형 PF는 LH와 민간이 공동으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SPC 이름으로 민간에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대형 상업시설에 도입돼 있다. 토지 선수공급은 초기 토지보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택지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이다. 50% 보상이 이뤄진 후 건설업체 등에 택지를 공급하는 것은 25% 보상 이후로 바꾸는 식이다.
원형지 공급방식은 세종시 수정안으로 나왔던 방식으로 택지조성을 하지 않고 민간에 분양하는 방식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LH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자금조달방식을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교도소를 민간자본으로 건설하는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도 "여러가지 논의된 방식은 그동안에 선보여왔던 것들"이라며 "적절한 방법을 정부에서 찾고 있는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정부는 아이디어 초기단계라면서도 내년부터는 이같은 방식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LH의 자금사정이 공익사업에 대한 손실보전 내용을 담은 LH법 개정안이 통과됐어도 여전히 어려울 수밖에 없어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올해 18만가구에 이어 내년 21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원조달을 다른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며 풍부한 민간자본을 선순환 구조로 활용하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민간재원을 활용하더라도 보금자리주택의 가격과 전매제한 구조 등 기본적 특성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민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목표가 민간의 개입으로 인해 훼손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민간자본이 투입되면 공공부문보다 높은 수익률을 원하게 되고 이를 보장해주지 않으면 민간자본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박사는 "공채 수익률보다 높게 보장해주면 분양가를 높이거나 고스란히 국가나 LH 등 공공부문의 부채로 돌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관계자도 "LH 채권 이자율은 5%대이지만 민간은 최소한 6% 이상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이 부분을 충족시켜야만 민간자본 활용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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