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삼성그룹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승진인사를 단행한 것은 근무연차ㆍ성별ㆍ국적 등 승진 3대요소를 버리고 오로지 젊은 미래만을 본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그동안 철저히 능력위주의 인사를 해 온 삼성이지만 이번에는 발탁인사와 연구개발(R&D)인력들을 대폭 승진시킴으로써 그동안 이건희 회장이 주창해 온 '젊음'과 '미래'라는 화두를 실질적인 조직인력으로 뒷받침한 셈이다.
8일 삼성에 따르면 올해 승진규모는 부사장 30명, 전무승진 142명, 상무승진 318명 등 총 490명이다. 작년(380명)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인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문은 전무 이상 고위임원이 역대 최고인 172명에 달했고 또 이 중 승진연한을 2년 이상 앞둔 대발탁도 줄을 이었다는 점이다.
부사장으로 대발탁된 인사로는 이건희 회장의 딸과 사위인 이서현 제일모직ㆍ제일기획 전무와 김재열 전무 외에도 작년 메모리 제조센터장에 부임해 생산성과 메모리 수율을 대폭 개선한 박동건 삼성전자 전무, 반도체 대형 거래선을 개척해 법인매출을 1년만에 2배로 성장시킨 홍완훈 전무가 승진 2년만에 다시 부사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30대 임원도 작년에 이어 3명이 출현했다. 최연소 임원은 갤럭시S를 비롯, 스마트폰 디자인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은 이민혁 수석이 38세의 나이에 4년 발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삼성TV제품 디자인 개선에 큰 공을 세운 양준호 삼성전자 수석과 물류프로세스와 시스템을 혁신한 문성우 삼성전자 부장도 모두 39세다.
여성 중에서도 회사이익기여도가 높은 인력은 과감히 승진시켰다. 신임 상무 5명을 포함, 총 7명의 직급이 올랐다.
삼성은 R&D인력 승진을 역대 최대규모로 단행해 '빨리 다가올 미래 10년'에 대비했다.
신임임원 중 R&D인력은 100명에 달해 그 비중이 31%에 달했다. 2008년 44명(27%), 작년 65명(25%)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석.박사 인력 신임임원 승진규모도 2008년 57명에서 올해는 126명으로 급등했다.
삼성 관계자는 "21세기 창조의 시대를 선도해 나갈 역량을 갖춘 참신한 인물을 과감히 임원대열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국적도 삼성에서는 실적만 보여준다면 승진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오마르 칸 삼성전자 미국 휴대폰 법인 시니어 VP(본사 부장급)를 비롯해, 중국과 독일, 태국, 인도법인에서 총 7명이 상무로 승진했으며 맡은 부문도 휴대폰과 반도체, 생활가전, R&D 등 골고루 분포됐다.
한편 올해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도 전무승진 4명을 포함, 7명 전원이 특진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2011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한 만큼 조만간 각사별로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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