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외환·주식시장 혼란 대비해 비상대책 마련 제언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내년에 최근 국내로 대거 유입된 해외 자금들이 다시 빠져나가면서 채권이나 주식 가격의 급등락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상로 산은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해외 자본의 유출입 변동성 확대가 내년 국내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져나갔던 자금이 최근 국내로 대거 들어오고 있다. 이 해외 자금들이 환차익을 어느 정도 실현했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 다시 유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1일 터진 '옵션 쇼크' 등 해외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장 마감 직전 10분간 2조4000억원의 규모의 주식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가 53.12포인트나 급락했다. 이 중 대부분인 2조3000억원이 도이치증권 창구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그 매도 주체나 사전 풋옵션 매수를 통한 불공정 거래 여부 등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김 소장은 외환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현재 정부가 취하고 있는 외환 관련 조치들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외국 은행 국내 지점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자기자본의 250%로 제한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200% 이내로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18일에는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해 이자소득세 원천징수 제도를 부활해 탄력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향후 은행의 비예금성 부채에 부과금을 물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소장은 해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경우에 대비해 채권·외환·주식시장 등에 나타날 수 있는 혼란 및 부작용 등에 대한 비상 대책을 미리 세워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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