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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심장의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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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심장의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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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사회에 어떻게 적응하며 살까? 어떻게 해야 화살처럼 빠른 변화의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있을까? 나이 든 세대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이에 대한 답이 없이는 스스로 낙오자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 탓입니다.


스마트세대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배우고, 익히고…. 그렇게 투자하는 시간이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났습니다. 자고나면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정보기술(IT) 제품을 소화해 내자면 이외엔 다른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이건, 개인용 PC건 구입한지 몇 개월이 지나면 구형모델이 돼 버리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중에 ‘바보 Zone’이라는 책을 접했습니다. 행복과 성공을 부르는 무한 성장동력이라는 부제(副題)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희망만이 희망”이라며 ‘뿌리깊은 희망’이라는 책을 출간할 때 추천의 글을 쓴 인연으로 차동엽 신부님께서 직접 보내준 소중한 글들이니 밑줄을 그으며 읽어내려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머리글에서부터 한방 얻어 맞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다리 건너 들은 이야기다. 어느 유명한 분이 대학 은사를 찾아뵐 일이 있었다. 100세가 가깝도록 허리가 곧고, 정정하셔서 장수비결을 물었다고 한다. 대답은 짧았다.

“등신처럼 살았지 뭐”.


순간, 전율이 왔다. 나름 삶의 이정표를 구하며 주유(周遊)하는 나그네인 필자의 가슴에, 칠흑의 허공에서 비춰오는 한 줄기 별빛처럼, 말 그대로 ‘정통’으로 꽂혔다.


“‘등신?’ 야, 멋있다. 등신처럼 살면 되겠구나. 그러면 오래 살겠구나”.>


그래서 차 신부님은 바보 찾기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다음 시선이 머문 곳은 ‘스마트? NO!’를 주제로 한 글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생각을 뒤집는 충고였습니다.


<최근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디젤(DIESEL)이 ‘스마트? No! 바보가 돼라’는 흥미로운 브랜드 광고를 내놨다. 광고내용은 이렇다. 바보가 돼라. 후회 없는 삶을 살기위한 도전, 스마트한 이들에겐 뇌가 있지만, 바보들에겐 배짱이 있지. 스마트에게는 계획이 있지만, 바보에게는 이야기가 있지.


스마트한 이들은 비판을 하지만 바보는 행동하지. 당신은 바보를 앞설 수 없다. 바보는 머리보다 심장의 명령을 따른다. 지금의 실패를 즐겨보라…. 스마트한 이들은 어쩌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지만, 결국 그 아이디어는 바보스럽지. 바보가 돼라.>


<스마트한 이들에게는 ‘뇌’와 ‘계획’과 ‘비판’이 있지만, 바보에게는 ‘배짱’과 ‘이야기’와 ‘행동’이 있다. 바보는 머리보다 심장의 명령을 따른다.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스마트한 사람, 똑똑한 인재는 진정한 룰브래이커(rulebreaker)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생뚱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 혁신적인 미래를 열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창의성이 생명인 패션브랜드와 광고에서 이처럼 바보에 주목하고, 바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을 나는 얄팍한 상술로 보지 않는다. 적어도 창의성에 관한한, 바보는 광활한 대륙이며 끝없는 블루오션이다.>


그 다음 차 신부님이 제시한 것은 요즘 지구촌의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2005년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축사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차 신부님은 이를 이렇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바보처럼 꿈꾸고, 바보처럼 상상하고, 바보처럼 모험하라. 난 스티브 잡스의 이 말에 백번 공감한다. 확실히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학습능력이 탁월한 인재들에게 주로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점점 ‘꿈꾸는 현명한 바보’들에게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창의성은 결코 안주하지 않는다. 끝없이 도전하고, 간단없이 자기파괴를 한다. 이제 막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선 한국인에게 ‘stay foolish’는 엄중한 명령이다.
세계적인 거장이나 석학치고 어느 한 분야에서 바보스럽게 집착하지 않은 인물이 없다. 우직하게 한 우물만을 깊고 넓게 팠기에 최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천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바보가 모자라는 것이 문제다.>


그렇습니다. 꿈꾸는 현명한 바보. 그들에게 길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스마트사회와 동떨어진 시대에도 그랬습니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 봅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였습니다. 콘라드 힐튼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부모는 잡화상을 했습니다.


가게가 달린 조그마한 벽돌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는 뉴멕시코의 마인스 대학을 다녔습니다. 그러나 2년간 다니다가 중퇴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끝난 후 고향에 돌아온 이후 그는 독립은행가의 길을 찾습니다. 석유가 있는 곳에 돈이 있기 마련이니 텍사스로 가서 성공의 길을 찾으라는 친구의 권유를 받게 됩니다. 석유왕의 꿈을 안고 그는 텍사스로 갑니다.


도착해보니 자신이 묵을 호텔은 하나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순간 그는 새로운 결심, 어떻게 보면 엉뚱하게 보일수도 있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도착한 순간 자신이 몸을 던져야 할 곳은 은행도 아니고, 석유장사도 아닌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꾸었던 꿈을 접고, 숙박업에서 승부를 걸기로 마음을 바꾸게 된 것입니다.


호텔체인의 재벌. 힐튼호텔의 역사는 여기에서 시작됐습니다. 가난했던 과거, 화려한 기업가로의 변신. 그 힘은 꿈에서 비롯됐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보면 무모한 꿈을 꾼 셈입니다. 그러나 그의 꿈, 환상은 현실로 이어졌습니다. 그의 화려한 이력, 사업의 성공은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시계바늘을 다시 돌려봅니다. 김영한 교수는 ‘스티브 잡스의 창조 카리스마’에서 애플의 창조경영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온 과정을 보면 ‘정말 그가 바보처럼 살았구나,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쫒겨나는 치욕을 당하면서도 다시 재기에 성공하는 동력은 현명한 바보였기에 가능했구나’ 하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발상지인 샌프란시스코 남부에 있는 팰러앨토. 스티브 잡스는 여기서 태어나서(1955년)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그 후 그는 오리건주의 포틀랜드에 있는 리드칼리지에 진학하지만 첫 학기 만에 학업을 포기합니다. 적성이 맞지않는데다가 평범한 노동자 부부에게 입양된 그로서는 양부모가 평생 모은 돈이 학비로 고스란히 들어가는 것을 마음 편히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학업을 중단한 채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집에서 쉬고 있던 중 그는 게임회사인 아타리의 사원모집 공고를 보게 됩니다. 입사지원을 했지만 그 회사의 인사담당자는 긴 머리에 히피스타일인 그를 보고 밤에만 근무하는 조건으로 채용합니다.


1976년 스티브는 자신이 몰고 다니던 폴크스바겐을 처분해 마련한 1300달러를 가지고 차고에서 애플컴퓨터를 창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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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마땅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자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인 애플을 떠올렸습니다. 늘 일하다가 사과 한입 배어먹고 남긴 사과가 몇 개씩 있곤 했는데, 애플의 로고는 그래서 생긴 것입니다. 애플의 역사는 여기에서 시작됐고, 그의 창조적인 카리스마에서 신화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머리보다 심장의 명령을 따른다. 천재가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바보가 모자라는 것이 문제다. 심장의 명령을 따르는 법, 진정한 바보가 되는 연습을 즐기며 2011년을 준비하시면 어떨까요?






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 회장 presiden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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