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 지도부가 18일 당내 핵심 쟁점이 감세 철회 논란을 놓고 충돌했다. 오는 22일 개최되는 정책 의원총회에서 감세 철회 여부 결정을 앞두고 벌어진 '전초전'격이어서 실제 의총에선 상당한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검토되는 감세 논쟁은 부자감세라는 단어에 놀라 표만 생각하는 대안"이라며 "지금 당내 감세 논의는 철학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감세 정책이 고소득층에게만 헤택이 돌아가면 '부자감세'겠지만 모든 납세자에게 2% 인하하는 만큼 부자감세라는 말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혀 정체성을 상실하고 원칙이 없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호시우행(虎視牛行, 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행동한다, 예리하고 보고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뜻)'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 "여당 정책은 신중하고 무겝게 움직여야 한다. 포퓰리즘의 유혹에 넘어가 무책임하게 행동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이 여당일 때 여당의 경박함을 비판하고 한나라당이 여당이 되면 가볍게 행동하지 말라고 한 분들이 실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감세정책 철회를 처음 제기한 정두언 최고위원은 "(7.14)전당대회 이후 고시제도 폐지 논쟁과 은행대출 논쟁, 감세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정책정당으로 가는 길로 건전하고 생산적"이라고 맞받아쳤다.
정 최고위원은 "요즘 한나라당의 모습은 진정한 정책정당"이라며 "우리가 정쟁을 피할 수 없지만 이 과정에서 정책을 제시하고 논쟁을 벌여 결론을 내리는 것이 진정한 집권정당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나경원 최고위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고, 서병수 최고위원은 "감세 논란이 당내에서 일어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너무 깊게가선 안된다. 감세 효과가 영향을 분석할 자료를 놓고 이야기해야지 철학이나 소신을 갖고 정책을 만들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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