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한가위, 하면 역시 가족영화다. 일가 친척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풍성한 한가위 상을 받은 뒤 함께 극장가에 가면 좋을 날이다. 추석 극장가 역시 이런 가족들을 위해 가슴 따뜻한 가족영화 한 상을 풍성하게 차렸다. 김태희 양동근 주연의 '그랑프리'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애니멀 블록버스터 '캣츠 앤 독스2',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지브리스튜디오의 '마루 밑 아리에티'가 영화팬을 기다리고 있다. 따뜻함과 잔잔한 웃음이 버무려진 추석 가족영화를 만나보자.
'그랑프리'는 경주 도중 사고로 말과 자신감까지 잃게 된 기수 주희(김태희 분)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려간 제주도에서 우연히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사는 우석(양동근 분)을 만나 그의 격려와 도움으로 다시 한번 달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30대 나이에 접어든 김태희의 한층 깊어진 연기력과 군 제대 후 복귀한 양동근의 멜로 연기가 제주도의 수채화같은 풍광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역시나 김태희가 관객들의 눈길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스 도중 사고로 자신이 사랑하는 말 푸름이를 잃고 오열하는 주희, 엄마(송옥숙 분)의 순대국 집을 들러 털털한 모습으로 순대국을 떠 먹으며 엄마의 타박에 능청스럽게 대꾸하는 모습 등이 우리가 알던 김태희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그의 몸에 잘 어울린다. 양동근과 펼치는 두 차례의 '독특한' 키스신도 놓치면 후회할 명장면!
'캣츠 앤 독스 2'는 인류를 위협하는 미친 고양이에 맞서 개와 고양이가 연합작전을 펼친다는 기상천외한 내용을 그린 가족용 코미디 영화다. 동물 첩보물이라는 귀엽고 코믹한 장르 설정에 '007' 시리즈와 '본 아이덴티티' '미션 임파서블' 등의 패러디가 웃음을 자아낸다. 실제 동물 배우들의 연기와 애니메트로닉스 기술,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조합해 개와 고양이, 비둘기 등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폭력성이나 자극적인 설정을 배제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해 추석 가족영화로 제격이다.
'슈퍼배드'는 달을 훔쳐 세계 최고의 슈퍼 악당이 되려는 주인공이 이를 위해 고아원의 세 소녀를 양육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과 웃음, 감동을 그린 3D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소녀시대 태연과 서현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귀엽고 독특한 발상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위트와 유머, 그리고 감동까지 녹여낸 스토리를 볼거리 풍부한 3D 영상들로 담아냈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 2억4000만달러(약 2800억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 이미 '슈렉 포에버(2억 3800만 달러)'와 '드래곤 길들이기'의 기록을 경신해 이미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 '마루 밑 아리에티'는 인간 몰래 그들의 물건을 빌려 쓰며 살아가는 마루 밑 소인들의 세계가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10cm 소녀 아리에티가 펼치는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천공의 섬 라퓨타''원령공주''벼랑위에 포뇨''이웃집 토토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을 제작하며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회사다. 3D 애니메이션의 홍수 속에서 수작업으로 완성한 2D 애니메이션이 따뜻한 감수성으로 가족 관객을 유혹한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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