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8월 70대 판매..타깃 마케팅과 성실함이 비법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기자가 만난 판매왕 중 가장 젊었다. 만 27세, 우리 나이 29세. 올 들어 8월까지 구매하기에는 결코 만만찮은 6000만원 이상의 수입차를 70대나 팔았다.
인피니티 딜러를 맡고 있는 한미모터스의 한우재 대리는 자동차 영업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2년을 넘겼다. 2년 3개월 동안 한 대리가 판매한 자동차 대수는 153대. 첫해 15대 판매에 그쳤으나 이듬해 68대, 올해에는 8월까지 지난해 달성치를 가뿐히 넘겼다. 특히 7~8월 두달에 걸쳐 32대를 팔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제게는 자동차 영업을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나름 세운 전략이 잘 맞았다고 봅니다."
그의 영업 노하우는 맥 짚기다. 한 대리는 자동차 영업을 하기 전 수입 건자재 업체에서 했던 영업 노하우를 전했다.
"다른 영업사원들은 건설회사만 찾아다니는 거예요. 저는 설계회사를 찾아갔어요. 건축을 위해서는 설계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죠. 자연히 건자재에 맞는 설계를 할 것이고 설계를 받아든 건설회사는 우리 제품을 쓰게 되죠."
수입차 영업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을 적용했다. 그는 발품을 효율적으로 팔았다. 처음부터 전문직들만 찾아다닌 것이다.
"병원이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서 인사부터 했어요. 이런 과정이 쌓이면서 판매와 연결되기 시작했죠."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고객 확보는 확실히 시너지가 있다. 세미나 등 모일 기회가 많은 만큼 자연스럽게 차도 홍보가 되는 셈이다. 한 대리는 "전문직 네트워크를 통해서 매달 2대 이상은 판매한다"고 말했다.
그가 자동차 영업에 눈을 돌린 것은 순전히 차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그는 "차를 원래 좋아했다"면서 "면허를 따자마자 운전강사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인피니티 브랜드를 좋아했다. 인피니티 영업사원으로 일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2006년 인피니티 FX 모델에 반했어요. 2007년 말 인피니티 영업직에 지원했는데 떨어졌어요. 이후 몇 개월 동안 회사와 브랜드 공부를 한 끝에 다시 면접을 봤더니 면접관들이 '경력사원 보다 낫다'면서 깜짝 놀라더군요."
노하우와 함께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한 대리는 고객의 문의전화가 오면 무조건 상대방을 만난다. 질문을 자연스럽게 주고받다보면 오히려 쉽게 계약하는 경우가 나온다는 것이다. 사비를 털어 골프우산과 텀블러 등을 기념품으로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의 관리 고객은 약 170명 정도. 다른 판매왕에 비해 숫자는 훨씬 적다. 하지만 대부분 충성고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고객들의 구매력이 우수하다.
관리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한 대리는 "고객이 어떤 차를 구매하고, 언제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전부 기억한다"면서 "고객은 자신에 대한 사소한 것까지 기억해주는 영업사원에게 감동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지난해 연봉은 1억2000만원. 올해에는 100대를 판매해 2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영업은 마인드가 정말 중요해요. 매달 꾸준한 판매대수를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도 저는 이 일이 좋아요. 앞으로 10년 이상 이어갈 자신이 있고, 수입차 업계에 이름을 남길 정도로 유명해지고 싶어요."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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