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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하락추세" 온다

시계아이콘02분 36초 소요

앞으로 40년간 자산가격이 매년 1%씩 하락한다면? 그것도 자산가격 거품 붕괴 등의 이유가 아니라 오로지 인구통계 변화 요인만을 반영한 것이라면?


국제결제은행(BIS)의 이코노미스트 Elod Takats는 인구 노령화 이유만으로 미국 부동산 가격이 향후 40년간 매년 0.8%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0년간 매년 0.8%씩 상승한 것과 정반대 현상이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매년 -3%로 상황이 매우 안좋으며, 일본은 이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에는 중국이 미국보다도 심한 노령화 사회로 돌입하면서 중국의 문제도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부동산과 증시 추세 결정에 한몫하는 것을 넘어 수십년에 걸친 초장기 추세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것이라면 현재의 40세 이후 인구 대부분이 인생을 끝낼 때까지 자산시장의 추세상승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2차대전 이후부터 각국에서 탄생하기 시작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사회에 발을 내딛으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의 싹이 트고 급기야 그린스펀 전 연준(Fed) 의장이 '뉴이코노미(New Economy)'라고 칭할 정도로 강력했던 20세기 말(1995∼2000년)의 주가 추세상승까지 이뤄진 것이라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에 따라 부동산·증시 하락의 장구한 추세가 예정된 것도 당연한 얘기가 된다.

인구 노령화 문제만으로 매년 자산가격이 1%씩 하락하는 게 기본이라면 현재 글로벌 각국이 쓰고 있는 경기 부양 및 자산가격 상승유도 조치는 한낱 시간 지연책에 불과한 것이 된다.


매년 1%씩의 하락을 단순 계산하면 40년후 누적가치가 -40% 상실되는 것이 아니라 -33.1%로 줄어든다. 가격이 상승할 때는 누적 증가가 가격 상승폭을 키우면서 40년간 매년 1%의 상승이 +48.9%의 누적 상승을 가져오지만 가격 하락은 누적 하락폭을 제한한다.


그렇다고 해서 추세적인 가격하락의 위험성이 간과되진 않는다. 은퇴 이후 노후를 대비해 축적했던 자산가격이 상승하지 않고 하락하기 시작한다면 죽을 때까지 생을 보장해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던 보유자산의 가치가 부족해지는 것을 직시하는 때를 맞게 된다.


인플레와 경제성장이라는 자본시장의 기본 전제조건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디플레나 경제성장 정지 또는 후퇴가 '뉴노멀(New Normal)'이 된다면 주식에 투입한 은퇴자금이나 퇴직연금은 원금조차 까먹게 되는 상황이 초래된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추세하락으로 돌입했다는 확신이 생기게 되면 먼저 처분하려는 매도세가 줄을 이을 것이며 이때는 가격 급락 또는 폭락의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다.


1970년부터 2010년까지의 40년이 상승국면이었다면 2050년까지의 40년이 하락국면이 된다. 한 세대인 30년으로 기간을 좁히면 1980∼2010년까지 30년 상승국면 대신 2010∼2040년의 30년 하락국면이 대기하는 셈이 된다.


S&P500의 경우 21세기 들어선 2001∼2010년의 10년간 지수가 1만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정도에 불과했다고 본다면 10년간의 터닝포인트가 끝나는 2011년부터 20년간 하락추세가 전개된다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베이비부머가 늦게 형성된 국가들의 주가는 최근까지도 추세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인구통계학적 문제를 넘어설 카드가 없는 한 순서의 차이일 뿐 자산가격 하락추세로의 돌입을 피할 길은 없다.


한국에서는 이미 '하우스푸어(House Poor)'가 양산되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증시 '최후' 상승기와 부동산 가격 급등세가 겹치면서 부동산 투기 바람이 불었고 집을 소유할 수 있는 의지와 최소한의 능력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3억∼7억 사이의 아파트를 신규로 구입했다.


하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파주 동두천부터 남으로는 용인 동탄까지, 서로는 송도 청라부터 동으로는 구리 남양주까지 너무나도 먼 곳에 세워진 고층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은 교통편리성은 차지하고서라도 보유가치가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


현금이 넘쳐난다고해도 보유에 따른 기회손실이 상당할텐데 부채를 짊어진 상태에서 재테크성으로 구입한 부동산이라면 오르기는커녕 내리막길만 남았을 미래에 대해서 달리 생각할 것은 없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2007년 미래에셋인사이트 펀드에서 보여줬던 무지와 탐욕이 자문사랩으로 부활하면서 또 한번의 몰락을 잉태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자문사를 이용했던 핵심 자금이 다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뛰어드는 세력들은 아마도 새로운 총알받이를 자처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부동산과 증시가 하락만 남았고, 인구 노령화로 인해 자산 처분이 대세를 이룬다고 해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89년 사상최고치 3만8957에서 현재 9253까지 1/4 토막이 났지만 20년 넘도록 하락일변도 모습만 보인 것이 아니라 2∼3년의 강력한 추세상승도 수없이 반복했다.


아마도 '2차 양적완화'라는 화두를 꺼내는 현 시점에서 자산가격이 하락세를 고수한다면 끝내 소용없는 방법인 줄 알면서도 엄청난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각국에서 모두 헬리콥터나 빌딩 옥상에서 현찰을 뿌려대는 일을 벌인다면 그 후유증으로라도 꺼져가던 자산시장이 급상승세로 반전될 여지가 있다.


코스피 지수가 꿈의 2000대로 안착함과 동시에 3000도 넘나들지 모르고, 부동산 시장도 급기야 평당 1억원의 벽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할 수도 있는 일이다. 현재 이러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문사랩에 불나방이 몰려들고, 이자를 갚는 고통을 견디면서도 부동산을 손에 움켜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마지막 처분 기회는 있다는 얘기다. 언제인지 타이밍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2012∼2014년 사이에는 자산가격의 '최후 용트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처분기회를 끝으로 노령화 인구의 매도와 처분이 점철되면서 베이비부머들이 인구통계에서 사라지는 날까지 장기 디플레가 이어질 확률이 높다.


그 후로는 새로운 인구 구조의 힘과 새로운 기술 등이 결합된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비록 50∼60년대생은 사라지지만 9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의 중년 이후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면서 전혀 다른 역사가 쓰여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홍재문 기자 j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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