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입주대란 현장]수도권 남부 '암흑도시'..학교마저 텅 비어

용인·수원 등 수도권 남부 ‘암흑 도시’ 방불

[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 지난 2008년 6월 대형건설사들이 한꺼번에 3700가구나 공급한 용인 성복지구. 새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22일 이곳의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우며 3.3㎡당 평균 1600만원대에 분양했다가 6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아파트다.

미분양 탓인지 인적이 드물어 단지 안은 적막하기만 하다. 지상에 조성된 공원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지만 텅 빈 모습은 안타까움을 준다.


해가 서편으로 기울자 인근 중개업소의 말대로 실상이 명확히 드러났다. 불을 환하게 밝혀야할 집들이 드물어 마치 ‘암흑도시’처럼 변한 것이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미분양에다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입주대란까지 가중된 상태”라며 “웃돈은커녕 현재 50평형대가 분양가보다 5000만원까지 내려가 있다. 인근 단지가 다 그렇다”고 털어놓았다.


인근의 신봉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 한 아파트 단지의 지상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입주센터에 단지 내 차량들이 없는 이유를 묻자 지상에는 주차공간이 많지 않아 지하에 주차를 한다고 설명했다.


지하주차장으로 발길을 옮겼지만 이곳에도 몇 대의 차량이 지하주차장 전체를 전세 낸 듯하다. 아름답게 꾸며진 아파트지만 ‘불 꺼진 집’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입주센터 관계자는 “분양이 많이 안 된 상태에서 그나마 분양된 아파트마저 입주가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경기 사정이 좋지 않다보니 입주예정자들이 입주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 공세지구도 입주대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이곳 인근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해 하반기 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하며 개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학생 수가 300여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인근 아파트의 입주율이 40%대에 머물면서 이 학교는 학생이 부족해 24개반 가운데 불과 7개 반만 운영되고 있다.


용인 구성지구 J아파트는 지난 5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309가구 가운데 불과 20여가구만이 입주해있다.


용인지역은 경기 침체 전인 2008년까지 물량이 대거 공급된 지역이라 미분양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항상 거론되는 지역이다.


지난 2008년 이후 2만2000가구가 공급된 용인은 올해에만 모두 1만3000가구가 입주 중이거나 입주예정이다. 이 가운데 상반기에만 흥덕지구와 신봉동, 성복동 중심으로 6361가구가 입주를 시작했다.


그러나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용인 지역은 미분양의 늪에 빠졌고, 여기에 입주기피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수원 역시 입주대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06년말 수원시 망포동지역에 공급해 최근 입주를 시작한 임광그대가(872가구)는 입주예정자들과 마찰을 빚으며 입주대란을 겪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며 입주를 기피하고 있다.


인근의 중앙하이츠(549가구), 현진에버빌(530가구) 등도 마찬가지다.


사업시행자가 절반이나 되는 미분양아파트를 할인판매에 나서자 기존 계약자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항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고 5000만원 웃돈보장제나 중도금 2년 이자 대납 등의 서비스가 제시되고 있지만 별 효과는 없다. 경기 남부지역 주택시장이 미분양 늪에 깊숙이 빠져들며 입주대란의 한복판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도 입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규모 중대형 사업장에서 미입주가 대거 발생하면 유동성 문제로 직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잔금납부 연장 및 이자대납 등적극적인 입주 촉진책들을 내놓고 있다.


용인 성복지구와 신봉지구에 분양한 건설사들은 잔금 20%의 납부일을 입주 1년 후로 연장해 주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입주율을 높이는 것이 미분양으로 어려운 사정을 조금이나마 해결하는 방법”이라며 “특히 입주예정자들이 기존 살던 집을 팔지 못해 입주를 기피하고 있어 촉진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H아파트 인터넷 카페의 한 입주예정자는 “기존 집이 팔리면 입주하고 싶다”며 “매매가 안되니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막막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김정수 기자 kjs@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