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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월드컵 오심과 국제회계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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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월드컵 오심과 국제회계기준 정준석 언스트앤영한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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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남아공 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우리 국가대표팀은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경기장을 떠나가게 할 듯한 부부젤라 소리와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문어의 신통력 등 많은 화젯거리가 월드컵 축제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고화질 입체화면 등 더욱 진보한 ITㆍ영상 기술 덕에 많은 이들이 경기를 보다 생동감있게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이 앞으로도 인기를 유지하며 세계 최고의 스포츠 행사로 남기를 바라는 팬들에게 이번 대회에서 빈번히 발생한 '오심' 논란은 옥에 티가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오프사이드 판정 시비야 그렇다 치더라도 골대를 맞고 들어갔다 나온 공을 심판이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골로 인정하지 않은 예는 팬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첨단 중계방송시스템이 안방에서도 훨씬 더 자세히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시대의 심판 방식만 고집하려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시대착오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월드컵 대회의 판정 시비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계서비스 시장의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회계기준은 축구 경기의 심판 판정 기준과도 같다. 기업들은 전 세계 투자자, 주주 및 채권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그 준거가 회계기준이다. 회계는 기업의 재산이나 손익 및 현금흐름 등 주요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하나의 결정체이자 이를 알리는 중요한 언어다. 이를 작성하기 위한 회계기준은 인류가 기업과 조직을 운영하며 수없이 경험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정립한 것이며, 건전한 상식과 기초적인 판단력만 있으면 누구든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돼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국제회계기준(IFRS)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논의가 급진전하게 된 계기는 2001년의 미국의 엔론 회계부정 사태였다. 이후 2005년부터 유럽 국가들이 IFRS를 도입했고, 현재 전 세계 117개 국가들이 이를 의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3월 로드맵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상장회사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도 2015년 도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같은 국제회계기준은 우리 기업들의 회계 처리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과거 자금 조달은 은행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이제는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재산과 손익을 표시하는 회계기준도 과거의 규정 중심에서 회계원칙 중심으로 바뀌게 된다. 과거 장부 체계도 수작업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전산 시스템 등 IT를 활용한 운영 시스템으로 변모하고 있어 회계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더욱 보장해주고 있다. 게다가 국제회계기준은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하는 만큼 연관 회사의 재무와 손익상태도 한눈에 들여다보려는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다.


오늘날 전 세계를 무대로 한 회계서비스는 공정하고 투명하며 객관적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점에서 월드컵의 심판 판정과 공통점을 갖는다. 특정 국가의 이익만을 대변할 수도 없거니와, 규칙이나 기준이 자의적이거나 공정하지 못하면 팬이나 투자자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되지 않는 월드컵은 오래오래 팬들의 사랑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기업들이 달라지는 회계기준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 투명하게 재무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준석 언스트앤영한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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