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신세계·삼성생명..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외국인들이 순매도세를 이어가면서도 사들인 종목은 있었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많이 올랐던 IT, 자동차업종은 과감히 팔아치운 반면 내수주와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했던 종목들은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2일부터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도세를 지속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 등이 끊임없이 거론되며 좀처럼 투심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SK C&C 주식 1055억43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16일부터 이틀을 제외하고 SK C&C를 사들였으며, 이에 따라 5.50%에 머물던 외국인 보유비중도 8.15%로 증가했다.
향후 SK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SK C&C와 SK와의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합병 시에 보다 안정적인 지분을 위해서는 SK C&C의 주가가 더 올라 SK 시가총액의 두 배는 돼야 한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비율이 2대 1은 되어야 지분율이 40%를 웃돌고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SK C&C는 외국인의 러브콜에다 기관도 사자세로 돌아서며 주가가 한 달간 16% 오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유통, 금융 등 대표적인 내수업종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순매도세를 이어온 기간동안 신세계 주식 738억4200만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반기 소비시장도 긍정적으로 전망되는데다 위안화 절상이 중국 소비시장에 노출된 신세계에 수혜를 가져다 줄 것이란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생명(416억9700만원) 대한생명(311억5300만원) 하나금융지주(231억4600만원) 등도 꾸준히 사들였는데. 이는 내수주라는 매력 외에도 금리인상에 따른 수혜 기대감, KOSPI200지수 신규 편입, M&A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외에 외국인은 실적 둔화 가능성이 우려되며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LG이노텍 LG전자 LG화학 LG 등을 순매수하고, 그간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은 오히려 순매도 상위종목에 올리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지난달 22일 이후 IT와 자동차 업종은 차익실현한 반면 화학 철강 금융업종은 매수했다"며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존 주도 업종의 이익모멘텀이 견조한 상승을 보이고는 있지만 최근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음을 투자주체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세에 따라 기존 주도주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전체적으로 주도주가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단기적으로는 가격 부담이 적은 업종 위주로 순환매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익성장성이 부각되는 동시에 외국인과 투신권의 수급이 양호한 종목위주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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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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