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은 물론 주식과 부동산 등 모든 자산시장에서 좋은 소식을 듣기 어렵다.
자산시장의 원활한 흐름을 막고 있는 요인이 워낙 글로벌하다보니 딱히 해결방안을 찾는다는 것도 쉽지 않다. 시장 주체들의 노력만으로는 조속한 해결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일수록 실패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고,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동력이 생기게 마련이다.
골프회원권시장에서도 유독 선방하는 골프장들이 있다. 충북 진천의 천룡이 대표적이다. 시세가 다른 곳에 비해 하락률이 미미해 예전에 훨씬 높은 시세를 보였던 골프장을 오히려 추월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이 골프장의 어떤 요소가 골퍼들에게 강점으로 작용한 것일까. 바로 '노부킹 시스템'이다.
회원들은 주말에도 전화나 인터넷 예약이 필요없다. 회원제골프장에서 주말에 선착순으로 골프를 친다는 것은 어쩌면 비상식적일지도 모른다. 이곳은 그러나 이미 15년 전부터 이 제도를 안정시켰다. 요즈음 같은 장마철에는 2~ 3주전에 예약한 상태에서 당일의 날씨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이곳은 금요일 저녁에 주말인 다음날 골프약속이 가능하다.
또 오랫동안 쌓인 노하우로 잘 정돈된 코스를 만날 수 있다. 설계도 좋지만 언제 가더라도 최상의 코스컨디션을 유지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소프트웨어도 만점이다. 골퍼의 니즈에 부합하는 개성있는 식음료 서비스를 기점으로 계절별 메뉴로 식도락가까지 만족시키고, 어디서든 따뜻한 미소를 볼 수 있다.
필자가 이 골프장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는 것은 특정 골프장에 대한 홍보가 절대 아니다. 본격적인 골프장 경쟁시대에 새로 조성되는 신설골프장들을 위해 '역할모델'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을 언급하기 위해서다. 회원모집을 위해 거리와 회원 수, 특전 등 여러 가지 요건이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회원권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화두는 회원들의 '니즈'다.
시세차익을 의식한 투자자들에게는 지금이 어려운 시기지만 실수요자들에게는 하나쯤 '사고 싶은' 회원권을 여유있게 고를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매물도 풍부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다. 골프장들은 알아야 한다. 골퍼들은 화려함보다는 편안함, 요란함보다는 진솔한 변화를 원한다는 것을. 21세기 한국의 회원제골프장이 추구해야할 가장 본질적인 부분부터 생각해야 한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전략기획실장 sky@aceg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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