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청에 사업 철회서 제출...宋, 후보 때부터 반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CJ그룹이 인천 옹진군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 사업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지역 각종 대형 개발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의 당선 후 첫번째로 개발 계획이 전면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25일 인천시에 따르면 CJ그룹 계열사인 C&I는 지난 24일 관할 옹진군청에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조성사업 철회서를 제출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자녀들이 100%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C&I는 지난 2007년 개발 계획을 세운 후 굴업도의 토지를 집중 매입했었다. 2012년까지 2564억원을 들여 171만㎡규모에 18홀 골프장과 호텔, 해양리조트, 마리나, 워터파크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인천의 시민ㆍ환경 단체와 전문가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왔다. 굴업도에 서식하는 각종 희귀동식물 피해와 생태환경파괴 우려가 있어서다.
골프장이 들어서기로 한 '개머리 군락'은 멸종위기종인 구렁이, 검은머리물떼새, 흑두루미 등이 살고 있고 평평한 골프장 지형을 위해 산이 깎여질 위기에 놓여 반대가 집중됐다.
특히 6.2지방선거 결과 굴업도 개발 반대 입장을 가진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가 당선되자 CJ는 더 이상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후보는 이와 관련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 사업으로 얻을 이익보다는 환경·생태계 파괴 우려가 더 크다며 반대해 왔다. 선거 당시엔 굴업도가 포함된 덕적군도 일대를 골프장 개발이 불가능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었다.
결국 3년여의 논쟁 끝에 C&I가 관광단지 조성 사업 계획을 자진 철회함으로써 사업은 무산되고 말핬다.
하지만 굴업도 개발이 완전히 물건너간 것은 아니다.
C&I 측은 향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나 환경영향평가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고 있었던 조류·곤충·파충류·해양 등 4건에 대한 전문가 생태조사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사업계획을 다시 만들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의 환경단체 관계자는 "굴업도 개발사업은 관광자원 개발이 아니라 '굴업도 환경파괴'사업이었다"며 "차후에 CJ가 수정안을 다시 제출할 가능성도 있으니 이번 일을 교훈삼아 인천 섬 보호와 생태 관광 개발 지침을 만드는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굴업도는 '서해안의 진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해안선의 드나듦이 심하고 곳곳에 간석지가 펼쳐있다. 굴업도의 토끼섬은 해안절벽에 생겨난 깊고 좁은 해식와(海蝕窪)가 발달해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절경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4월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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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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