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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백조가 된 오리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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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유난히 크고 보기 싫게 태어난 오리새끼는 다른 오리들에게 구박을 받고 키워주던 농가를 뛰쳐나옵니다. 하지만 숲속의 작은 새들도 상대해 주지 않습니다. 어떤 할머니네 집에 들어가 살게 되지만 그 집에서도 고양이와 닭이 못살게 구는 바람에 거리를 방황합니다. 얼음으로 뒤덮인 고생스러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을 때 오리새끼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공중을 나는 백조가 됩니다.


수조원의 공적자금 투입과 천문학적인 적자 누적으로 고생하던 하이닉스의 요즘 모습은 백조가 된 미운오리새끼를 연상케 합니다. 2008년 4조7000억원이 넘던 적자는 지난해 3400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이더니 올해 3조3000억원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매출도 올해부터 10조원대로 올라설 전망입니다.

이같은 실적 턴어라운드 덕에 주가도 시장을 꾸준히 아웃퍼폼하고 있습니다. 2008년 11월 5000원대에서 2만8200원까지 올랐습니다. 이 사이 두 차례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주당가치 희석이 있었지만 투자자들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긍정적 면을 더 평가했습니다.


한번 도약한 백조는 더 이상 물 위에서 헤엄치지 않고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지난해 당시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실시된 유상증자 물량을 가볍게 소화하며 주가가 2만원대로 완벽히 레벨업되자 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채권단이 보유 물량 일부를 처분하기로 결정합니다. 방식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블록세일(일괄매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블록세일에 대한 우려는 그간 하이닉스 주가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 악재 중 하나였습니다. 보통 블록세일을 하면 현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합니다. 한꺼번에 물량을 사는 투자자들에게 가격 면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당시 채권단은 3928만3000주(하이닉스 전체 주식의 6.77%)라는 물량을 한꺼번에 매각하면서 매각가를 당시 주가인 2만350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만큼 자사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다는 것을 확신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신감은 블록세일 성공으로 이어졌고, 이후 주가도 상승 랠리를 보였습니다. 4월6일 장중 2만94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 기록을 썼습니다.


전날(17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중인 하이닉스 지분 441만주를 오늘 개장 전 블록세일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넘긴다고 밝혔습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절반은 국내 대형기관, 절반은 외국인이 받는다고 합니다. 연기금은 이번 블록딜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매각가격은 전날 종가인 2만8200원입니다. 3월 블록세일의 성공후 랠리를 경험했던 투자자들로선 귀가 솔깃해지는 부분입니다. 국내외 기관이 이 가격에 받는다는 것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확신이 선 것 아니냐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이 부분이 아니더라도 사실 하이닉스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론이 압도적입니다. 이달 들어 나온 분석보고서의 목표가는 대부분 3만원대 후반입니다. 4만원을 제시한 곳도 세 곳이나 됩니다.(대우증권, 동부증권, NH투자증권) 투자의견도 대부분 '매수'입니다.


'중립' 의견을 낸 곳은 한국투자증권 한 곳에 불과합니다. 한국투자증권으로 목표가 2만9700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하이닉스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2조3000억원에서 3조500억원으로 올렸습니다. 중립 의견을 유지한 이유는 하반기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렇다면 이번 블록세일을 계기로 하이닉스가 지난 3월처럼 랠리를 보일 수 있을까요. 일단 전문가들은 이번 블록세일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평가합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블록세일 전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데 주목했습니다. 지난 3월엔 블록세일 결정전 보름가량 주가가 횡보한데 반해 최근 보름간은 2만5000원선에 10% 이상 올랐습니다. 단기 가격부담이 생긴 것이지요.


이 매니저는 "블록세일 후 주가가 단기간 오른다면 블록딜을 받은 기관과 최근 주가를 끌어올린 쪽의 매물이 나오지 않겠냐"고 추측했습니다.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가 된 하이닉스가 또 하나의 장애물을 어떻게 넘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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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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