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출구쪽 성큼.."물가불안" "실기 않겠다"
이르면 7, 8월께 금리인상 점칠 수도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고은경 기자] 한국은행이 출구쪽으로 성큼 다가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로 16개월째 동결했지만 통화정책방향은 금리인상쪽에 무게를 실었다. 유럽 재정위기의 불씨가 잠잠해지고 국내경제에 특별한 불안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르면 7, 8월께 금리인상이 유력시 된다.
이날 금통위의 키워드는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 증대', '실기하지 않겠다'는 발언이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이 걱정하는 문제는 향후 정책금리 결정에 있어서 선제적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의 문제고 통화정책에 있어 결코 실기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말한 통화정책에서의 '실기'란 출구전략 시기를 놓쳐 저금리 부작용이 가중되고 경기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근래에 드물게 물가불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물가안정은 중앙은행이 최우선으로 꼽는 주요 책무지만 그동안 금융시장안정과 경제성장이 우선으로 꼽혀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금통위 결정과 관련해 김 총재는 "앞으로 통화정책은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우리 경제가 물가 안정 기조 위에서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운용하겠다"고 물가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한은이 이날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5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7%로 전월 2.6%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농산물 가격 오름세 둔화에도 소비자물가가 상승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해석했다.
김 총재도 "경기상승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물가안정 압력이 커질 것이고 이를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에 시중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오전 외인이 예기치 못한 선물매도로 심리가 다소 주춤했다가 이어 나온 한은 경제동향과 통화정책방향 자료 등이 물가상승압력, 경기회복 부분에 대해 강하게 언급하고 유럽문제를 다소 약하게 취급하면서 금리인상 시점이 좀더 다가온 것 아닌가하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우리 경제가 앞으로도 수출 호조 및 소비ㆍ설비투자 증가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성장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4월중 소매판매 및 설비ㆍ건설투자는 전월보다 감소했지만 수출 호조, 재고 증가 등에 힘입어 제조업 및 서비스업 생산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5월중 수출은 일평균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신장세가 확대됐고 전년 동월대비 대부분의 수요 및 생산지표들이 증가세를 기록했다.
5월중 취업자수는 전월보다 17만명 늘어 지난해 6월(20만명 증가)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실업률 역시 3.2% 낮아져 리먼사태 직전인 2008년 9월 수준을 회복했다. 1분기 명목임금은 전년 동기대비 6.0% 올라 전분기(1.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편 선물환 규제와 관련해 김 총재는 "한국은 경제발전 단계에서 자본시장을 가장 많이 개방한 나라이고 이와 동시에 외환, 채권 시장 규모는 크지 않아 외부 충격에 큰 폭으로 반응할 수 밖에 없다"며 "자본시장 변동폭 너무 큰 것은 경제운용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화대출과 관련해 김 총재는 조만간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많은 기관들이 예측하는 경기 '상고하저' 전망에 대해서는 성장추세를 감안할 때 표현이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지난 4월에 발표한 경제전망을 수정해 오는 7월12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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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
고은경 기자 scoopk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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