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지사 후보가 30일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조건없는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심 후보는 "이 눈물은 진보정치를 더 크게 키우지 못한 송구스러움이요, 진보신당 7번 지지에 대한 간절한 호소이며,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를 도지사로 만들어달라는 부탁의 눈물"이라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같은 시각 경기도 용인의 한 유세장에서 유 후보는 야권 단일화 소식을 유권자들에게 알리자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던 야권에게 또 다른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신보신당 핵심 관계자는 "심 후보가 참모진들과 함께 논의 끝에 결심한 것"이라며 "노회찬 대표를 비롯해 많은 참모진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본인이 야권의 지방선거 승리와 진보신당 당대표로 출마한 노 후보의 완주를 위해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심 후보는 3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많은 국민들이 경기도를 이번 선거의 핵으로 보고 있고, 제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 것이 진보신당을 살리고 국민의 염원에 보답하는 것인가 고민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당원들의 충격과 반대는) 각오했던 일이고 제가 짊어질 몫"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의 사퇴로 경기지사 선거는 '김문수-유시민 후보'간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기존의 야4당에서 진보신당이 참여한 야권의 실질적 단일화가 경기지사 선거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에 따른 판세 변화에 대해서는 여야간 전망이 엇갈린다. 민주당 등 야권은 심 후보의 기존 지지율인 3~5%와 숨겨진 야권 지지층 10%를 감안하면 역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시기가 늦었고 천안함 사태에 대한 야권의 정부 비판이 민심이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며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심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은 이미 천안함 사태로 꼭짓점에 오른 상태"라며 "오히려 유 후보와의 통합으로 MB 심판 전망을 회의적으로 봤던 잠재적 유권자들을 불러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공동선대본부장인 김민석 최고위원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경기도의 경우 심 후보의 지지층이 합쳐지는 단순한 플러스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미 반전과 추격이 시작된 양상에서 유 후보의 상승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 후보의 사퇴로 경기지사 선거뿐만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의 심리적인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며 "투표 동기가 이전보다 강력해졌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스마트전략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은 이에 대해 "심 후보의 사퇴는 지방선거 전체로 볼 때 극히 작은 일부분"이라며 "(효과가) 있긴 있겠지만 크다고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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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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