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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예술가의 똥

시계아이콘02분 38초 소요

1에다 1을 더하면 2입니다. 그것이 모범답안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그렇게 훈련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요즘 세태는 달라졌습니다. 1+1=2라는 생각만을 하는 사람은 경쟁력이 없습니다. 그런 조직에서 진화를 기대할 수 없고, 성장도 정체되기 십상이죠.


그래서 요구하는 것이 1+1을 3으로 생각하는 DNA입니다. 모범답안의 틀에서 벗어나는 사고를 하자는 것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은 획일화되고 단편화된 사고의 틀이 자리잡은 사회에서 살아왔습니다. 안전하고 보편적인 것에 안주하며 살아온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세상은 달라졌습니다. 위험한 상상력이 오히려 평가받는 사회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상상력이 있는 자가 경쟁력 있는 사람, 상상력 있는 조직이 진화하는 조직으로 평가받기에 이른 것이죠. 지극히 일반적인 생각보다는 엉뚱하고 기이한 왼손잡이식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세상이 이끌려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역발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역발상은 단순하고도 재미있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의 생각과 관행을 거스르는데서 출발합니다. 따지고 보면 문명은 누군가의 황당하고도 기발한 상상력에서 진화돼 온 것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피에르 만초니(Piero Manzoni). 그는 ‘예술가의 똥’으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그는 평소 작가의 예술품이란 자본주의 사회의 배설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만든 작품이 ‘예술가의 똥’이었습니다.


그는 1961년 자신의 똥을 90개의 작은 깡통에 담아서 밀봉한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이 깡통의 윗부분에는 만초니가 제작했다는 서명과 함께 시리얼넘버(일련번호)를 매겼습니다. 옆면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습니다.


‘예술가의 똥, 정량 30그램, 원상태로 보존됨, 1961년 5월 생산되어 깡통에 넣어짐’.


그는 이 작품의 가격을 특이하게 산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의 똥값을 당시 같은 무게의 금값과 같이 매겼다고 합니다.



똥을 소재로 한 작품을 얘기하면서 나이지리아에 뿌리를 둔 영국의 작가 크리스 오필리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자신의 그림에 코끼리 똥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1999년 그의 작품 ‘성모 마리아’는 뉴욕의 브루클린 미술관에 전시됐습니다.


그러나 전시된 그의 작품을 본 루돌프 줄리아니 당시 뉴욕시장은 발끈했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주변을 말린 코끼리 똥과 성기사진으로 장식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힐러리 클린턴이 줄리아나를 비난하고 나선데다 미술관측이 소송을 제기한 끝에 ‘코끼리 똥 그림’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똥얘기를 꺼내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똥이 아닙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나를 생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 미술작품을 떠올리면서 어떻게 하면 상상력을 키울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상상력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한 것입니다.



얼마 전 한 건설회사 사장이 직원들에게 동화책을 읽으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동화책속에 남과 다른 기업을 이끌어가는 지혜가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는 동화책을 읽는 최고경영자로 소문나 있습니다.


동화속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지혜를 발굴하고, 치열한 경영현장에서 경쟁업체보다 잘 나갈 수 있는 비법을 캐내고 있다고 합니다. 스토리텔링 (story telling)이 생명이나 다름없는 경쟁사회에서 그 밑천이 되는 상상력을 동화속에서 캐낸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는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소재로 한 테마를 설정하면서 관련 동화를 독파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다양하게 펼쳐진 상상력의 장(場)에서 직원, 고객과의 소통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바다위에서 풍랑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누구나 그런 위기를 만나면 당황하기 마련이고, 우선 자신의 목숨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찰스 다윈은 달랐습니다. 그가 대서양을 건널 때였습니다. 심한 풍랑을 만나 배가 흔들리고, 바다가 금방이라도 배를 집어삼킬 것 같은 기세였습니다.


그때 그가 본 것은 바다위에 떠 있는 풀잎이었다고 합니다. 심한 풍랑에도 불구하고 그 풀잎은 파도에 떠밀려 가지 않았습니다. 제자리에 가만히 있었습니다. 다윈은 유심히 그런 모습을 들여다 봤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풀잎들은 바다속에 뿌리를 깊게 내려박고 있었습니다.


이때 다윈은 생각했습니다.


“삶의 뿌리를 깊게 박으면 세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구나.”


바다위에 뿌리를 내려 서식하는 풀이 있는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다윈이 실제 그런 체험과 생각을 했는지 검증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 순간에 그런 생각,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여유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1日10分’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자 박승원씨는 다윈의 예를 들면서 성공하기 원한다면 삶의 뿌리를 깊이 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뿌리를 내리지 않은 식물은 얼마가지 못해 죽거나 파도에 떠밀려가 버리고 맙니다. 꽃병에 꽃혀 있는 꽃이 얼마가지 못해 시들어 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삶의 뿌리는 곧 상상력의 뿌리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이 탄 배를 풍랑이 시시각각으로 공격해오는 그런 상황에서 삶의 뿌리를 생각하는 그런 상상력 말입니다. 남과 같이 해서는 남과 다를 수 없습니다. 남과 다른 경쟁력의 뿌리는 바로 상상력에서 나옵니다.



며칠 전 동아시아문화학회(회장 송미숙·성신여대 명예교수) 관계자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귀가 솔깃해진 부분은 성곡미술관에서 열릴 예정인 특별기획전이었습니다.


쇳가루 산수화, 금속활자를 매개로한 새로운 조형언어, 사직골 대머리집, 하늘을 나는 언어 등 출품되는 작품들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기획전의 주제는 언어놀이였습니다. 작가들의 상상력 역발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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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뿌리를 체크하는 하루, 모범답안의 틀에서 깨어나는 월요일 아침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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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 회장 president@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 회장 president@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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