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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표 사극은 □다…'동이'를 읽는 세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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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표 사극은 □다…'동이'를 읽는 세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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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사극 명장' 이병훈 PD의 MBC 새 월화드라마 '동이'가 탄력을 받고 있다.
조선조 영조 임금의 생모이자 숙종 임금의 후궁이었던 천민 출신 여인 숙빈 최씨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는 '동이'는 지난달 22일 11.6%의 시청률로 시작해 2회 11.6%, 3회 12.7%, 4회 13.6%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병훈 PD 자신의 말마따나 "내 드라마는 서서히 데워지는 가마솥 시청률"이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얼마전 막을 내린 KBS2 '추노'에 익숙해졌던 시청자들의 시선은 '동이'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다소 싱거운 느낌을 받았다.


그 흔한 '피바람'도 없고 죽어나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출연배우들의 연기도 '독하지' 않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에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다. 다시금 인기몰이 중인 이병훈표 사극의 정체는 과연 뭘까.

■이병훈의 사극은 동화다.


'동이'의 제작사 리더스콘텐츠컴패니의 이세중 대표는 "이병훈 감독의 사극은 동화"라고 정의했다.
사실 아주 단순한 시각으로 바라보자면 이병훈 PD가 그리는 사극의 줄거리는 대개 권선징악이었고, 화면은 예쁘기 그지없다.


'허준' '상도' '대장금' '이산' 등 그의 역대 드라마들은 우리가 어린 시절 읽었던 '공주님과 왕자님은 그 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식 동화의 어른 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장인물이 좀더 많을 뿐이고 이야기의 얼개가 좀더 복잡할 뿐이다.


하지만 그 동화 속에 묘한 매력이 숨어 있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퍽퍽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시청자들은 이병훈표 사극을 통해 위안을 얻기도 하고 때로 함께 분노하기도 한다.


특히 그가 만들어내는 화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마치 깨끗한 물에 담궜다 뺀 것마냥 더없이 맑은 수채화같은 느낌이다. '동이' 첫 회의 호수 장면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게 했고 헬리캠으로 촬영한 신명나는 장터 신은 동화책을 넘기는 기분이었다.


■이병훈의 사극은 웰빙음식이다


첫 맛에 강한 자극을 주지는 못한다. 매우 싱겁다. 하지만 서서히 찾게 된다. 그의 드라마는 먹기만 해도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인 웰빙음식 같다. 맵고 짠 맛이 없어 처음엔 외면하다가도 이내 찾게 된다.


이세중 대표는 "이병훈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 피 튀기는 장면이 거의 없다. 그나마 이번 '동이'에서 처음으로 피가 나오는 싸움신이 등장할 정도다"며 "굳이 피를 보이지 않더라도 그의 내공있는 연출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상상력을 일깨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훈의 사극은 책임감이다


이병훈 PD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 중에 '책임감'이라는 말이 있다. 그는 "내가 만든 드라마는 초등학생부터 노년의 시청자까지 아무 거부감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강한 자극을 주는 표현이나 화면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영화같은 화면구성을 위해 새롭게 도입되는 촬영 장비들에 대해 훤히 꿰고 있다. 어떻게 해야 요즘 입맛에 맞는 그림을 빼낼 수 있는 지 알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나는 정통사극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 디지털식 장비를 쓴다면 아예 퓨전사극으로 가야한다"며 굳이 예전 방식을 고수한다. 젊은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젊은 감독,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하면서도 모든 연령층을 아우를 자신의 작품에 대한 책임감은 잃지 않고 있다.


세가지 코드로 명품사극을 관통하는 이병훈PD의 연출력이 '동이'를 '대장금'에 잇는 한류 드라마로 만들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이병훈표 사극은 □다…'동이'를 읽는 세가지 키워드


조범자 기자 anju10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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