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금융부담 줄이는 등 사업구조 개선해야
[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 대규모 공모형 개발사업은 과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정도였다.수익이 높고 사업규모도 커 대형건설사로서는 최고의 먹거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또다른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장기 표류하는 이유는 부동산경기 침체, 자금 조달 난항을 꼽을 수 있다. 경기 불황으로 대형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고, 금융권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성공적으로 개발할 경우 신도시 난개발 해소, 경기회복 및 고용효과 등 긍정적인 측면도 높다.
◇왜 표류하나 = 공모형 개발사업은 프로잭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진행된다.
건설사들은 이들 대형 PF사업에 대해 사업성 검토를 했지만 비싼 땅값과 미분양 우려, 금융권 자금조달 어려움 등으로 사업 참여를 꺼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PF사업이 부실화하면 건설사는 PF보증 채무 상환 부담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건설업체 부실화는 금융부문 동반 부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행사 규모가 크지 않고 외국과 같은 '디벨로퍼'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데다 PF사업 리스크 분담과 참여자 간 임무 분담이 적절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점 등도 문제다.
과도하게 높은 땅값과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도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다. 건설협회 분석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 상암DMC는 4000억원, 광교 파워센터는 1560억원 적자가 불가피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앞다퉈 공모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건설경기 침체에다 건설사들의 금융권 PF 조달이 예상만큼 쉽지 않아 선뜻 나서는 건설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모형 PF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조 단위로 투자가 이뤄진 곳도 많은데 적자 사업을 진행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기존 투자비용을 생각하면 손을 떼기도 쉽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해법은 없나 = 전문가들은 공모형 PF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발주처(공공기관)와 건설투자자(CI), 재무적투자자(FI)를 조정하고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공모형 PF 사업은 규모가 큰 건축공사이기 때문에 관련된 하도급업체 경영난을 해소해줄 수 있고 고용 창출 효과도 클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사업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부담을 시공사에 과도하게 떠넘기는 사업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형 PF 사업은 수용 방식을 통해 저렴하게 조성된 공공택지의 일반 주택용지와 달리 경쟁입찰 방식에 따라 높은 가격으로 민간에 공급됐고 공익성 확보를 위한 시설 투자에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데, 분양가 상한제를 무리하게 적용하면 사업 손실을 초래하거나 공공시설 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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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기자 kj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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