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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중동 넘어 세계 플랜트 휩쓰는 '건설한국'

특유의 열정과 풍부한 기술 동력 삼아 싹쓸이 수주 나서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중동의 허브 두바이에서 400km 떨어진 아부다비 루와이스.


UAE의 국제 공항으로는 아부다비도 있지만 두바이가 대표적이다. 아직 서울에서 UAE로 가는 직항편은 두바이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루와이스까지는 두바이 공항에서 4시간여를 더 가야 루와이스에 도착할 수 있다.

지난 16일 찾은 루와이스는 공단 입구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주유소 겸 휴게소가 유일한 문화공간일 정도로 외진 곳이었다. 한켠에는 플랜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끼니를 해결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숙소가 펼쳐져 있다. 맞은편에는 플랜트 현장이 넓게 포진해 있다.


◇2009년 아부다비 승전보 올해도···= 아부다비 수도에서만 250km를 가야하는 이곳에는 한국 건설업체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지난해 UAE의 아부다비 루와이스 지역에서는 신선한 뉴스가 전해져 왔다. 무려 총 공사비 100억달러 규모의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공사를 한국 건설업체들이 싹쓸이 수주한 것이다. UAE 아부다비 국영회사인 ADNOC이 소유한 공기업 '타크리어(Takreer)'사가 발주한 플랜트사업들이 주인공이다.


GS건설이 패키지2인 31억1000만달러 규모의 정유공장을 따냈고, 패키지7인 5억2000만달러의 한만시설공사도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7억3000만달러의 패키지를 수주했으며 대우건설은 11억7449만달러 규모의 패키지4를 수주했다. SK건설은 패키지1의 원유정제설비 등을 21억1700만달러에 수주했다.


GS건설은 이곳에서 11억4000만달러 규모의 그린디젤 프로젝트와 총 22억달러 규모의 NGL 플랜트 공사도 외국사와 함께 수행중이다. NGL플랜트에서 GS건설의 지분은 12억달러 정도다.


GS건설이 2008년부터 루와이스에서 따낸 플랜트만해도 60억달러에 이른다. 작년말에는 한국전력 컨소시엄에 포함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이 원전 4기 건설공사를 따내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한국 건설업체들이 중동지역에서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뭘까.


GS건설 박상면 플랜트기획담당 상무는 이를 4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한국의 정유업체와 석유화학업체들이 내수와 수출을 책임지며 쌓은 기술력을 건설업체들이 공유했다는 것이 우선이다. 이에따라 1990년대 이후 정유화학과 석유화학 등 플랜트 건설사업의 독자기술화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한국 건설업의 플랜트 강점 4가지= 또 플랜트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설계기술에 투입되는 고급 엔지니어의 저렴한 인건비다. 미국이나 일본 등 유수의 건설업체와 비교해서다. 플랜트는 설계(Engineering)와 구매(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을 한 건설업체가 맡는 EPC형태가 가장 많이 채택되는데, 설계에는 70% 이상이 차장급 이상인 고급 인력이 투입된다. 선진 외국 건설사보다 인력비가 저렴하다보니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한국의 품질이 낮은 것은 아니다. 박 상무는 석유관련 프로젝트가 세계 곳곳에서 수행되다보니 기술이 개방됐고 상세설계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통해 품질을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특유의 근성도 한국 건설업체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거침없는 열정과 로열티, 공사비와 납기를 준수하는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이런 이유 탓에 중동지역은 물론 세계 플랜트 시장을 당분간 한국 건설업체가 '독점'하는 체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이곳 아부다비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GCC국가에서 발주돼 입찰에 부쳐질 프로젝트들도 이런 싹쓸이 현상이 재연될 것이라고도 했다.


승태봉 UAE수행담당 상무은 "GS건설을 비롯,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대림산업 등 석유화학 전문건설사들의 입찰초청이 증가하고 있다"며 같은 견해를 보였다. 승 상무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나온 프로젝트 중 기술입찰과 상업입찰을 거친 프로젝트에서 1~3위가 한국 건설업체로 알려지는 등 올해도 한국 강세가 여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AE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안국기 상무는 "올말이면 GS건설이 수주한 프로젝트가 모두 공사에 착수하며 GS건설 소속과 협력업체 인원만 2000명에 달할 전망"이라며 "국내 다른 건설업체들의 수주물량까지 모두 합친다면 이곳에만 1만여명에 달하는 한국 근로자들이 오가며 한국 건설의 본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부다비 정부는 이같은 사정을 감안, 서울과 직항로를 조만간 개설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기자재 사용으로 일자리는 물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한국 건설의 거침없는 몸짓이, 황량한 사막 한복판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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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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