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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돋보기]<중>중소 상장사, IFRS 도입현황 등급은?

"노력파-우왕좌왕파-수수방관파로 나뉘어.."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김유리 기자]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의무도입을 앞두고 중소 상장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보면 일정한 원칙과 기준이 없이 제각각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일부 기업들만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대부분 IFRS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금융당국의 지원책도 일방적 교육에서 벗어나 단계별 맞춤형 서비스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법인들의 IFRS 도입 수준은 2~3년에 걸친 용역 작업에도 불구 아직도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는 '노력파', 모회사의 지원으로 IFRS 시스템을 조기에 도입했지만 인력과 비용의 한계로 신 시스템을 방치하고 있는 '우왕좌왕파', 적자난에 허덕이며 도입 유예 등을 기대하는 '수수방관파'로 나뉘어 고착화되고 있는 상태다.


◆노력파(★★★★☆)=중소 규모의 시중은행인 K 사는 IFRS 도입 준비가 한창이다. 일부 대형 은행들이 차세대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에 성공하면서 그 속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막상 새 시스템을 활용해 시뮬레이션(시험 작업)을 돌릴 경우 기존 회계시스템 대비 오차가 매번 달라 실제 도입 시기가 지속적으로 늦춰지고 있다. 사내 경영관리 핵심부서인 회계부서가 필요 이상으로 새 시스템 설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라는 반응이다.


A 회계법인 관계자는 "IFRS 시스템 용역 작업이 연기되면 연기될수록 발주사와 수주사간 서로 불편해지는게 사실"이라며 "완벽하지 않은 시스템을 도입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고 그렇다고 무작정 도입 시기를 늦출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추가적인 용역 비용 발생도 문제다. 애초 최장 2년 후를 목표로 도입 시기를 정해놓은 상황에서 도입 시기 연기는 곧 추가 용역을 발주한 회계법인 및 IT서비스 회사에게 당초 제시한 금액에 초과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이미 도입을 완료한 기업들도 애로사항은 있다. 실무 담당자들이 새롭게 바뀐 자율적 회계 처리 방식에 익숙치 않고 자산 건전성 부문의 큰 변화에도 사전 교육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투자부동산의 경우, 원가모형과 공정가치모형 중 선택해 재무제표를 구성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하면 순익과 자본을 법적 테두리에서 좀 더 건전하게 구성할지 고민하게 된다. 퇴직급여채무도 기존의 청산가치 개념에서 '예측급여'로 잡혀 보험수리 방법으로 측정되다 보니 지난 회계결산 대비 순익은 감소하고 부채는 증가해 자기자본비율이 확연이 낮아진다.


◆우왕좌왕파(★★☆☆☆)="왜 시스템을 도입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비상장사지만 출자기업(모기업)이 상장사인 관계로 연결재무제표 작성을 위해 IFRS를 적용한 ERP 시스템을 설치했지만 무용지물이더라구요."


한 회계사가 철강 산업의 메카로 분류되는 한 지역 기업들을 탐방하고 나서 혀를 내두르며 한 말이다. 국내 굴지의 철강기업이 출자했거나 납품을 받는 토착 기업들이 IFRS를 적용한 신 ERP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수년째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이 회사 회계 실무자는 "지난해 초 이미 IFRS ERP 시스템 도입을 완료했다"며 "하지만 기존 시스템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보니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시스템을 다룰 줄 아는 인력도 이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실정"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수수방관파(★☆☆☆☆)="IFRS 시스템 도입이요? 그거 금융당국이 유예해 주겠죠. 지금 상황이 어느때인데 저희 같은 회사는 '언감생심'입니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상장된 후 각종 테마 열풍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는다며 하소연하던 코스닥 상장법인 B사 대표는 얼마전 IFRS 용역 발주를 요구해 온 한 회계법인 관계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영업실적이 신통치 않아 다른데 집중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 미국발 금융위기 직격탄으로 창사 이래 최초로 적자전환했기 때문이다. 전 직원의 유일한 관심은 회생이다.


이 회사는 IFRS가 내년부터 의무도입이라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지만 준비할 만한 여력은 내부 사정상 제로에 가깝다. 금융 당국 및 회계법인들이 크고 작은 설명회 및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40여 차례 직ㆍ간접적 경로로 통보했지만 참가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중소 상장법인의 경우 몇몇 여건이 되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금융 당국이 IFRS 도입 시기를 유예해 줄거라는 믿음이 굳건하다"며 "당장은 필요 없다는 인식과 함께 현실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지원책 등으로 인식 자체가 변화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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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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