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지금이 바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다. 우리가 이 기회를 놓치면 국운이 융성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과거와 싸우면 피해를 보는 것은 미래가 될 것이다. 나는 단임 5년을 10년처럼 일하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에게 각별한 당부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무위원 여러분도 하루를 이틀처럼 일한다는 각오로 일해달라. 임기 3년차를 맞아서 우리 국무위원들이 사회기초를 다지고 국운을 융성하게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생ㆍ일자리에 초점
집권 3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의 보폭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올해 민생 챙기기와 일자리 만들기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민생 가운데 가장 큰 과제는 교육개혁이다. 이 대통령이 직접 교육개혁을 진두지휘하기로 한 것은 물론 교육비리를 척결해 교육개혁의 근간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이 대통령의 교육비리 척결은 교육개혁은 물론 국민통합과 궤를 같이 한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조직적 제도적인 교육 비리에 대한 단호한 대응 없이는 교육개혁, 나아가 국민통합과 선진일류국가 진입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는 뜻과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일자리 챙기기도 올해 핵심 과제다. 올해는 지난해와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정부가) 민간의 세세한 영역까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칫 비효율을 부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만드는 자료들을 보면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한번도 일자리 걱정을 안해본 엘리트들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며 관료들을 호되게 질타했다.
이는 재정투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줄이는 대신 민간부문의 투자확대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고민은 청년인턴 등 일회성 일자리 제공이 비상상황에서 일시적인 정책으로 활용돼야지, 장기적인 일자리정책이 돼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스스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실적보다 중장기적인 투자여건 조성에 힘써야 한다는 점에서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계층ㆍ이념ㆍ지역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통합과 화합을 이뤄내는 노력도 함께 펼친다. 청와대는 사회통합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펼쳐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당장 세종시 원안 수정을 둘러싸고 국민여론이 양분하고, 여야는 물론 여당내에서도 극심한 대결양상이 펼쳐지는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않다.
◆출구전략ㆍ남북관계도 과제
이명박 정부의 또 다른 당면과제는 '출구전략'이다. 지난해 과감한 재정지출로 수렁에서 경제를 건져냈지만, 이젠 일상적인 상황으로 복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고민은 금리 인상 시기다. 한은은 지난해 2월에 기준금리를 2.0%까지 내린채 1년째 동결을 해왔다. 하지만 이성태 한은 총재가 지난 17일 국회에 출석해 "한국도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인상 시기가)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대해 조심스럽다. 기준금리 인상이 자칫 회복세를 보이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민간 부문은 아직 회복세가 저조하다"며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등 신중하게 출구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도 관심거리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신년국정연설에서 "올해에는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힌 데에 이어 같은달 29일 다보스에서 가진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돼 있다. 조만간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핵심 참모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다루는 등 확실한 원칙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이 원칙을 북한이 받아들인다면 언제든 성사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회담을 위한 회담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전향적 태도가 우선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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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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