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마니아]元祖부터 비운의 스타까지…라면열전

시계아이콘02분 10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마니아]元祖부터 비운의 스타까지…라면열전
AD


대한민국에 ‘라면시대’가 열린지 47년째다. 47년이란 시간동안 라면에도 흥망성쇠가 있었으니 그간 대한민국 라면史에 한 획을 그은 名作들과 시대를 앞서나가 안타깝게 뒤안길로 사라진 제품을 짚어 본다.

◆ 元祖와 ‘본좌’ = ‘삼양라면’만큼 대한민국 라면사에서 질곡의 역사를 가진 제품도 없을 것 같다. ‘삼양라면’은 1963년 이 땅에 ‘라면시대’를 열어젖히며 절대빈곤의 탈출구로 전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경쟁자들의 속출과 무혐의로 판결 난 대표적인 식품사건인 1989년 ‘우지파동'을 겪으며 절대강자의 위상을 잃어버린 후 한동안 고객들의 외면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재는 각고의 노력으로 이미지 변신 중이며, 속이 훤히 보이는 포장디자인에서 시작해 올해로 17번째로 제품 디자인을 수정하기도 했다. 주린 배를 달래주던 친구에서 ‘소녀시대’ 같이 즐거운 한때를 같이 보내고 싶은 친구로 변하고 있는 ‘삼양라면’은 굴곡 많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누구도 그 위상을 부인 할 수 없는 ‘신라면’은 얼큰하고 진한 국물 맛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90년 이후 한 번도 대한민국 라면 판매 1위의 자리를 내 준적이 없는 ‘신라면’은 인터넷 신조어를 빌리자면 ‘본좌’라는 칭호가 걸맞다.


매운맛 콘셉트의 쟁쟁한 경쟁자들이 계속 나왔음에도 꿋꿋이 단일 브랜드로 대한민국 라면시장의 25%이상을 점유하며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한국인의 매운맛을 보여주고 있는 ‘신라면’을 보면 서울올림픽 이후 국제사회에 당당하게 자리매김 한 대한민국의 모습과 오버랩 된다.


두 제품은 제조업체 마케터들에게 명확히 시사하는 바가 있다. 공히 자기분야에서 확고한 Originality를 지닌 제품이 히트상품의 반열에 오를 수 있고 장수하는 제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니아]元祖부터 비운의 스타까지…라면열전


◆ 똑같은 라면? ‘트랜스폼’으로 성공한 라면들 = ‘팔도비빔면’은 계절면 시장이라는 블루오션을 창출해서 성공한 대표적인 마케팅 성공사례다. 분말스프 일변도의 라면시장에서 액상스프로 승부를 걸어 이제는 계절성을 탈피해 연중판매를 하고 있으니 ‘팔도비빔면’의 탄생은 라면계의 ‘신대륙 발견’쯤 으로 여겨도 좋을 것 같다. 1984년 첫 출시 이후 유사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해를 거듭하며 판매는 늘어가고 있고 비빔면 시장은 커져가고 있다.


‘육개장’은 1982년에 출시되어 용기면을 최초로 대한민국에 소개한 제품이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3분 만에 완성되는 간편성과 집 밖에서도 먹을 수 있는 편리성 때문에 발매 초기부터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면발의 복원성을 완성시키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도 익는 전분을 첨가한 아이디어가 숨어있는 용기면의 상징이다.


그 후 1990년에 브랜드와 제품의 콘셉트와 실물구현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 불세출의 용기면이 나타났다. 바로 10억 개 판매기록을 돌파한 대한민국 용기면 부문 브랜드 파워 넘버원 ‘왕뚜껑’이다. 특유의 제품 실루엣에서 비롯된 이미지 각인효과는 후발주자인 ‘왕뚜껑’을 용기면 시장의 ‘절대지존’으로 자리 잡게 했다.


‘뿌셔뿌셔’ 역시 라면의 고정관념에 과감히 도전해 성공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대용식과 간식의 개념 사이를 오가던 라면들 가운데 작은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다.


‘트랜스폼’으로 성공한 라면들에게서도 도드라진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보편적인 잠재니즈를 최초로 발굴해 명확한 콘셉트를 제시해 내거나 후발주자라면 선발주자를 평범하게 만들 만큼 특별한 차별화 포인트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제품만 좋으면 성공? 비운의 스타가 될 수도… = 한편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확산일로에 놓이지 못하고 막을 내린 名作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1998년에 발매된 ‘매운콩 라면’을 첫 손가락에 꼽고 싶다. 100%콩기름으로 라면을 만들어 팜유로 일관하고 있던 라면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고 고소하고 매운맛으로 소비자에게 어필도 해 경쟁업계에서는 대응 제품을 내기도 했는데 2003년 해당 제조업체의 라면사업 철수와 함께 비운의 제품이 되고 말았다. 만약 참살이 열풍이 대세로 자리 잡은 요즘이었다면 라면시장 판도를 뒤흔들 만한 효자 상품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2002년 라면의 참맛을 열어가겠다는 브랜드 기획의도로 만들어진 ‘참마시’는 당시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레토르트스프를 넣었던 제품이다. 하지만 그 레토르트스프가 소비자에게 가까이 가기엔 너무도 생소해 일부 마니아층만 열광하게 한 후 조용히 사라져 간 ‘비운의 名作’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라면 하나에도 흥망성쇠와 업계의 치열한 경쟁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으니 한 젓가락도 가벼이 먹혀지지 않고 나름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더불어 고객의 입맛이 급속도로 다양해짐에 따라 비교적 변화의 속도가 느린 라면 시장에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기회요소들이 많이 등장하리라 생각한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3개월 연속 100% 수익 초과 달성!

최용민 한국야쿠르트 유통마케팅팀 차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