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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지원 EU 정상회의 '속빈강정'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그리스를 돕겠다는 유로존 정상들의 결의가 정치적 선언에 그치면서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담에서 유로존 정상들은 재정위기를 방지할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 알맹이 없는 회담 결과 소식에 국채 위기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고 이날 주요 외신이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등 유로존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만약 유로존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단호하고 단결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그리스가 오는 4·5월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EU차원의 도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장 클로드 트리셰 중앙은행(ECB) 총재를 비롯한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에 높은 재정적자를 통제할 것을 요구하며, 그리스가 연간 경제 규모를 초과하는 과도한 부채를 지지 않도록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EU가 그리스를 지켜주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가 적자감축 방안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U가 그리스에 지원책을 실시할 경우 그리스가 강도 높은 재정건전화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한 발언이다.


이날 회의에서 그리스가 금융지원을 받을 경우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일부 국가가 주축이 될 것이라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이 경우 그리스 정부는 재정적자를 2012년까지 EU가 원하는 수준까지 낮추기 위해 추가적인 긴축 정책을 실시해야할 것으로 기대된다.


헤르만 반 롬파위 EU 상임의장은 “이것이 바로 우리가 보내고자 하는 정치적 메시지”라며 “그리스는 재정을 건전하게 하기 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EU의 결의가 말 그대로 정치적 선언에 그쳤을 뿐 구체적인 계획을 담지 못해 시장은 이에 실망하는 모습이다. 이날 독일과 프랑스 증시는 약세를 기록했고, 달러대비 유로화의 가치도 0.9% 떨어졌다. 다만 그리스 국채 가격은 사흘째 상승, 이날 2년물 국채 수익률이 35bp 하락했다.


유니크레디트 MIB의 안드리아스 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시장은 정상화될 것”이라며 “이날 결의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롬파위 의장은 이 같은 반응을 예상한 듯 “그리스가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EU는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6일(현지시간) 열리는 EU재무장관회의에서 좀 더 명확한 밑그림이 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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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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