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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기준금리 '깜짝 동결' 배경은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2일 호주중앙은행(RBA)이 추가 인상을 점쳤던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현 3.75%로 동결했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선 호주는 지난해 말까지 3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후 올해 열린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것.


이날 '깜짝 동결'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외환 및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 예상 밖 금리동결, 왜? = 전문가들은 RBA가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대해 지난해 3차례 인상에 대한 시장 반응과 경제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도로 분석했다.


RBA는 그동안 고용 및 소비자신뢰 등의 지표 개선으로 호주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을 자신하며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통화정책회의 당시에는 금리인상이 정책결정의 폭을 넓혔다며 자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잇따른 금리 인상이 호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이날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뱅크(NAB)가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호주 12월 기업신뢰지수는 전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한 8을 기록해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과열 양상을 보였던 주택 시장도 냉각되는 모습이다. 전날 호주 파이낸스 그룹에 따르면 지난 달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은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앞서 중앙은행이 3개월 연속 금리인상에 나선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으로의 전환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는 경기과열에 따른 우려로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고 통화안정채 금리를 올리고 있다. 중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가 호주의 경제 성장에 일조했던 만큼 긴축정책 전환에 따른 중국의 원자재 수요 감소는 호주 경제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RBC 캐피탈 마켓의 수린 옹 이코노미스트는 “2월에 있을 금리결정은 아시아 경제의 회복 특히 중국의 경제 회복이 좌우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으로 전문가들은 RBA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해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호주달러 급락·증시는 급등= RBA의 예상 밖 기준금리 동결 발표에 호주달러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금리 발표 전 88.05센트에 거래되던 호주달러는 금리결정 발표 직후 1.5% 하락한 87.82센트를 기록해 2주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UBS의 만수르 모히-우딘 수석 통화전략가는 “RBA의 금리동결 결정은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다 줬다”며 “호주달러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1~3개월 내로 85센트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금리동결이 호재로 작용했다. 주요지수인 S&P/ASX200지수는 1.8% 상승한 4,605.4에 올오디너리지수는 1.85% 상승한 4628.80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전일 호주 정부는 고령인구 복지에 소요되는 국가지출이 늘어나면서 향후 40년간 국가 부채가 급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40년간 호주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2%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건강 보험 등의 노인 복지 비용이 크게 늘어나 호주 정부 지출은 2015년 GDP 대비 22.4%, 2050년에는 GDP 대비 27.1%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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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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