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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아내기 힘든 '기회의 땅' 중동

[아시아경제 김병철 두바이특파원]요즘 두바이의 가장 큰 이슈는 두바이월드의 220억 달러 규모 채무에 대한 두바이월드와 채권단과의 협상이다. 이 채무재조정 협상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가 단기적으로 두바이 경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버즈 칼리파 개장식이 열리던 날 사람들의 관심에서는 비켜나 있었지만, 양측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23일인 지금까지도 협상과정에 대한 내용이 별로 보도되지 않는 가운데 소액 채권자들을 중심으로 채권을 할인해서 팔겠다는 소리도 들린다.

나름 협상을 진전시켜 보려는 채권단 측의 협상카드다. 법적 분쟁을 끝까지 벌여나가겠다는 당초의 강경하던 채권자들의 입장도 막상 협상에 들어가고 나서는 꽤나 약해진 모양이다.


비금융 부문에서만 75억 달러 계약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일본기업들도 돈을 받아낼 수 있는 뾰족한 수는 없어 보인다. 다만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설 수도 있다는 정도의 경고 정도다. 정부가 나서 자국 기업들의 미수금을 회수하려는 노력은 이미 영국에서도 있었다. 영국의 통상장관도 지난해 UAE를 방문해 계약대금 미수 문제를 거론하며 해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문제가 잘 해결됐다는 보도는 접하기 힘들다. 공사를 마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약속된 계약금액을 깎아달라고 요구받는 상황이다. 어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시공업체가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언제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야말로 답답한 상황이다.


결국 이렇게 미수금 문제가 생기면 기업들은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현지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언제 두바이를 떠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갑자기 집을 비우게 되면 세입자들은 남은 집세와 보증금을 쉽게 돌려받기도 어렵다. 타던 차도 갑자기 팔아야 하지만 제 값을 받기도 쉽지 않다.


이래저래 두바이 등 중동에서 사업을 벌이던 회사들이나 그에 소속된 회사원들은 최근 몇 년간 적지 않은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래서인지 두바이에서는 돈을 벌었다는 사람보다는 잃었다는 사람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우리 회사는 괜찮다고 말하고 또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곤 한다. 그들이 달리 어떻게 말을 할 수 있으랴.


최근 한국 건설업체 등은 두바이를 떠나 제3국의 프로젝트를 따라 옮겨가거나, 또는 이웃의 아부다비로 많이 몰려가고 있다.


지난해 수백억 달러의 석유화학 플랜트와 원전 계약을 한국기업에 안겨줬던 아부다비는 여전히 '기회의 땅'으로 묘사된다. 어찌 우리 기업들에게 좋은 일이 아닐 수 있겠는가.


분명 한국인들에게 중동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기회의 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수십억 달러의 수주 소식도 한 주일이 멀다하고 들려온다. 덕분에 한국은 지난 70~80년대의 아버지 세대에 이어 아들 세대도 '중동 붐'을 맞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중동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한 한국기업의 고위관계자는 '10여 년 전 도로공사를 마치고도 발주업체에게 꼬투리를 잡혀 다시 도로를 갈아엎었던 일' 등을 예로 들면서 "중동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인은 "수년 전 능력있는 총영사 덕분에 일본 기업들이 두바이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많은 프로젝트를 따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들 기업에게 어려움을 안겨준 격에 돼 버린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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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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