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가능 펀드 규모 적고 대형사 쏠림현상 가속화 지적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오는 25일부터 펀드 판매사 이동제가 실시된다. 업계에서는 이해득실 계산에 바쁜 상황이지만 실제 이동 가능한 펀드가 일부에 불과하고 대형사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펀드 판매회사 이동제도 1단계가 시행된다. 1단계 시행에 따라 이동 가능한 펀드 규모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약 116조2000억원 수준이라는 게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이번 1단계에서는 공모펀드만, 그중에서도 단독 판매사 펀드, 역외펀드, MMF, 엄브렐러 펀드,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 장기비과세펀드 등은 제외되기 때문이다. 또 해외주식형 펀드, 세금우대펀드, CDSC펀드는 세금관련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아 1단계에서 제외됐다. 참여업체도 일부가 빠졌다. 72개 판매회사 중 1단계에서는 은행 18개사, 증권 36개사, 보험 6개사 등 총 61개사가 참여할 예정이며 나머지는 2단계에서 참여하게 된다.
금감원에서는 이번 이동제 시행과 함께 과당경쟁 방지를 위한 방안도 내놨다. 펀드 이동을 목적으로 한 이익 제공 행위 등을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제하고 판매회사 이동 후 3개월 이내 이동에 제한을 둬 빈번한 이동을 막을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임에도 이동 가능한 펀드가 한정됐고 과당경쟁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도 제한됐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는 정상적인 상행위를 과당경쟁 방지라며 고객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게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아무런 혜택도 돌아가지 않는데 고객들이 번거롭게 '계좌정보확인서' 등을 발급 받아 굳이 옮기려 하겠는가"고 반문했다.
또 시스템이 갖춰진 대형사로의 쏠림 현상도 우려된다. 1000여개 이상의 지점망을 갖춘 시중 은행들과 100개 이상의 영업점이 있는 대형 증권사들은 각각의 네트워크로 타사의 고객을 끌어오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드 판매회사 이동 제도 시행으로 증권사가 얻게 될 단기적인 수익 증대는 제한적"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상위 대형사 중심의 제한적인 수혜, 장기적으로는 교차 판매 가능한 주가연계증권(ELS), 랩(Wrap) 등에서 우위에 있는 대형사가 유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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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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