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한국거래소(KRX) 본부장보 이상 임원 15명이 사상 처음으로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봉수 이사장이 취임한지 정확히 2주만에 일어난 일이다.
임원들이 일괄사표를 냄에 따라 김 이사장의 거래소 개혁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 이사장으로서는 임원 인사를 원점에서 시작할 수 있어 전체 인사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임원진 일괄 사표에 대한 거래소측 설명도 "신임 이사장 선임 후 거래소 개혁을 앞두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차원에서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는 것이다. 사표를 낸 한 임원은 "14일 오후 3시반쯤 회의를 열고, 민간 출신 이사장의 개혁에 동참하고 인사권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4일 조직 슬림화와 인력 축소를 골자로 하는 '개혁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거래소는 10%의 인원을 감축해야 한다. 전체 직원 10%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영진인 임원들의 일부 교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원 일부를 교체하는 것은 사내 여론 부담이 적다. 지난해 공공기관 지정과 이정환 전 이사장 사퇴 과정에서 노조를 중심으로 경영진에 조직 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일괄 사퇴를 요구해왔다. 지난 8일 열린 전 임직원 워크숍에서도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김 이사장 본인이 개혁을 위해서는 임원진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출신 한 인사는 "전례가 없는 임원진 일괄사표 제출은 했다는 것은 그만큼 압박이 있었다는 얘기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김 이사장은 취임 이후 바쁜 내외부 일정을 소화하느라 임원들의 업무보고를 주말인 9일 받았다. 한 임원은 "김 이사장이 민간출신이다 보니 시장의 목소리를 이해하는 폭이 확실히 달랐다"고 전했다.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는 얘기다. 반대로 업무보고를 받으며 임원들을 1차 테스트 했다는 얘기도 된다.
지난해 12월31일 이사장에 정식 취임한 김 이사장은 사실상 첫 근무인 올해 4일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열흘 후 임원들의 일괄사표를 받았다. 김 이사장의 속도전이 거래소 개혁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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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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