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정부 2010년 예산안 확정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일본정부가 당초 공약과 달리 휘발유세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은 내년도 세제안을 확정했다. 극심한 재정난으로 감세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일본정부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22일 일본 내각부는 내년 4월1일부터 시작되는 2010 회계연도에도 일본 정부가 2조5000억 엔(270억 달러)의 세수를 담당하는 휘발유세를 지금과 마찬가지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전날 이미 리터 당 25엔 씩을 부과하고 있는 현행 휘발유세를 내년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에 이르는 등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또 최근 엔화 강세와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타파하기 위해 7조2000억 엔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만큼, 감세 정책을 펼칠만한 상황이 못 된다는 지적이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모리타 쿄헤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은 현재 일본의 재정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달은 것”이라며 “앞으로 재정난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하토야마 총리는 공약을 실현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검토 대상이었던 양육보조금 지급 문제와 관련해서 일본정부는 원래 안을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이 이끄는 세제위원회는 이날 공약대로 양육보조금에 소득 상한 제한을 두지 않고, 아동 1명당 1만3000엔 씩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담배세는 예정대로 인상한다. 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10월부터 담배 한 갑 당 담배세가 70엔 인상될 예정이다. 담배세 인상은 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담배세 인상은 갈수록 줄고 있는 세수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정부는 올해 회계연도 세수가 40조 엔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공약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 드린다”며 “세수 감소로 휘발유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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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정안에 따라 하토야마 정부는 국세 5000억 엔, 지방세 4800억 엔 등 총 1조엔 규모의 증세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세제안이 신규 발행 국채 규모를 44조 엔으로 제한하려는 일본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즈호 인베스터스 증권의 오치아이 쿄지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정부가 44조 엔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고 있다”며 “또 보다 장기적인 재정 안정정책을 바라고 있는데, 만약 정부가 이런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는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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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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