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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DNA]기업銀, '경기조절자' 본연의 임무

올 은행권 中企대출 순증액 절반 담당...내년엔 '질적지원' 전환

[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일야십기(一夜十起). 중국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이 말은 '사랑하는 이가 아파할 때 하룻밤에 열 번을 일어나 보살핀다'는 뜻으로 윤용로 기업은행장이 올해 가장 많이 인용한 고사성어다. 경제위기로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중소기업을 살피고 또 살피겠다는 다짐이다. 기업은행은 내년에도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전제 아래 과잉 유동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더블딥과 출구전략 등 다양한 변수까지 감안해 안정적인 중소기업 지원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中企지원 선도= 48년간 중소기업 전문은행의 길을 걸어온 기업은행은 그동안 불황기에는 대출을 늘려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정상 상황이 되면 시중은행들의 자발적 중기대출 확대를 보조하는 '경기조절자' 역할을 해왔다.


금융위기 직후인 작년 9월말부터 1년간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이 기간 은행권 전체의 중소기업 대출 순증(純增)액 23조4000억원 중 기업은행의 순증액은 11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올해 신규로 공급된 중소기업 대출금의 절반을 담당했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9월말 기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71조4000억원으로 은행권 전체(410조4000억원)의 17.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은행의 양적지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또 국책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ㆍ기술보증기금에 2000억원을 특별 출연해 신용보증서 대출을 확대했고, 업계 최초로 보증서대출 금리를 최고 1%포인트 인하하는 정책 등을 통해 중소기업 금융을 지원했다.

◇양적지원 불구 실적도 양호=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의 특성상 경기에 민감한 특징이 있다. 각종 유동성 지원에 동원되는 탓에 자산건전성과 실적 악화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올해 실적은 오히려 시중은행을 압도한다. 은행의 핵심이익인 순이자마진(NIM)을 살펴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3분기 누적기준으로 작년대비 0.4~0.65%포인트 하락한 반면 기업은행은 0.15%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3분기에는 선제적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3900억원 쌓았음에도 22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경기침체로 국내은행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던 1분기를 제외하면 2분기 연속 2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시중은행 중에서도 3곳에 불과하다. 이처럼 높은 증가율 속에서 이뤄낸 이자마진 '선방' 등 각종 실적은 향후 경기침체 완화시 기업은행의 이익 증가율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년엔 '질적지원'으로 전환=금융공기업들의 2010년 중소기업 대출ㆍ보증 공급목표는 총 94조원이다. 이는 금융위기로 인해 비상조치가 단행됐던 올해에 비해 5조원 감소한 수치지만, 2008년 대비로는 13조1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중 기업은행은 기업설비투자자금 8조원을 포함해 총 29조원을 중소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의 내년 중기대출 순증 목표액은 8조원으로 올해 11월말 현재까지 기록중인 순증실적 11조5000억원에 비해 다수 줄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금융소외 영세기업, 설비투자 등 실수요 위주의 질적지원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해 과잉 유동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기 유동성 지원 방향을 '자금공급'에서 '연착륙'으로 전환, 경쟁력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선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다만 더블딥(경기침체 이후 일시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다 다시 침체되는 현상)이나 출구전략(위기때 단행됐던 각종 비상조치의 정상화) 시행 등으로 중소기업 자금난이 가중될 경우 다시 '양적지원'으로 전환해 경기조절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진출도 가속화= "현지에 와보니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국책은행으로서 기업이 어려울 때 더 지원해주는 '은행다운 은행'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윤용로 행장. 11월 10일 중국 타운미팅)
기업은행의 발걸음은 해외로도 향하고 있다. 1차 전진기지는 중국이다. 해외진출 출발점은 1990년에 설립한 뉴욕지점이지만, 최근 10년간 신규 진출한 해외점포 가운데 절반이 중국이다. 1997년 10월 톈진에 첫 중국 현지지점을 개설한 이후 2003년 칭다오, 2005년 선양, 2006년 옌타이, 2007년 쑤저우 지점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5월에는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2년여간 추진해왔던 현지법인 전환 본인가를 취득, '기업은행 중국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지난 13일에도 톈진 시칭지역에 지점을 추가로 개설, 현지법인 아래로 총 6개의 중국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 내년 초에도 칭다오 지역에 지점을 추가 개설하고, 상반기중 전략적요충지인 상하이와 베이징 중 한 곳에도 거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이같은 중국내 영업점 확장으로 수신기반을 확보, 한국기업 뿐만 아니라 현지영업을 확대해 진정한 '현지화'를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중국내에 40여개 네트워크를 갖춰 인민폐 영업 등 중국 현지화와 함께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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