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국내 불법 사설경마산업이 독버섯처럼 번지면서 시장규모가 최대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마사회에 따르면 마사회가 형사정책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긴 결과, 2008년 기준 불법 사설경마산업 규모는 9조3000억원에서 최대 30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2008년 마사회 매출액은 7조4219억원으로 이는 마사회 매출의 125%∼411%에 해당된다. 특히 2004년 기준 추정치 3조4000억원, 형사정책연구원이 중간보고서에서 밝힌 4조2219억원∼30조5000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마사회는 인터넷 등이 보급되면서 사설경마를 할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졌고 불법 사설경마 조직의 확대, 사행산업 확산 등의 영향으로 불법 사설경마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 들어서 사설경마산업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 마사회 경마보안센터가 1월부터 11월 5일까지 불법 사설경마를 단속한 건수는 7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40건) 82.5% 증가했다. 경마보안센터가 방통위에 심의를 의뢰한 불법 마권구매 사이트도 4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357건) 21.6%나 증가했다.
지난 10월에는 판돈이 2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설경마·경정조직이 검거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사설경마조직 및 경마도박사에게 실시간으로 경마실황을 제공해 수천만원을 챙긴 일당이 처음으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7월24일부터 10월 16일까지 경마시행일마다 구축한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경마실황이 필요한 사설경마업자 등에게 1일 개당 10만원을 받고 접속 아이디(ID)를 판매, 모두 85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마사회측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를 시작한 데에도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사감위는 올해 초 합법 사행산업의 전체 매출을 15조9000억원으로 묶었다. 여기에다 인터넷 경마베팅을 폐지하고 경마·경륜·경정의 장외발매소 신설을 금지했다. 하지만 불법도박은 사감위의 규제에서 자유로워지면서 합법 사행산업의 고객들을 흡수하며 급증하는 풍선효과(한쪽을 누르면 다른쪽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마사회법 개정 시행으로 지난달부터 불법사설경마 관련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 개정된 마사회법 제50조에 따르면, 불법사설경마 운영 및 참여, 영리목적의 마권구매대행과 외국경마에 대한 인터넷 베팅이 금지됐다. 이에 대한 처벌이 종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수위가 강해졌다.
또한 경마정보를 무단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동법 제48조 제2항)도 신설되어 마사회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제공하는 경주의 배당률, 경주화면 및 음성,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경마정보에 관한 전자문서 포함)등을 마사회의 사전 동의 없이 복제·개작·전송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마사회측은 불법 사설경마 대책으로 경찰 단속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경마를 검거하면 마사회에서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부활하거나 경찰에 사행행위 단속 전담반을 신설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불법 사설경마 사범을 검거하면 인사상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사회측은 1인당 10만원으로 제한된 마권 구매 상한을 외국인 등에게는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이 경우 마권이 10만원을 넘으면 구매 금액의 43%를 일괄공제하는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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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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