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달라진 미국의 면모를 각인시킬 수 있을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부시 행정부 때와 달리 아시아 국가들과 단단한 연대감을 구축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여론에 밀려 미국 이익만을 내세울 것인지 주목된다.
◆ 부시 외교와 선 긋기 성공할까 =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하고 일본과 중국, 한국 등 아시아 3국을 차례로 순방할 예정이다.
$pos="L";$title="";$txt="";$size="200,150,0";$no="2009111214072926690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 대통령이 어린 시절을 아시아 사람들이 많은 하와이, 인도네시아 등에서 보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이것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바마가 상대적으로 아시아를 냉대했던 부시 행정부 외교와 선을 긋고 이 지역 정상들과 유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백악관 측은 이번 아시아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이 아시아의 단결을 등한시했던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가 미국의 비전의 중심에 서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 로디스 백악관 선임 보좌관은 “가장 중요한 과제는 미국이 태평양의 국가이고, 21세기에 있어서 아시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감하다고 여겨지는 외교문제들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 생각이다. 일본에서는 오키나와 현 주일미군의 재배치 문제에 대해 논하고 한국에서는 6자회담과 북한의 핵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정부에는 기후협약, 무역불균형, 이란·아프가니스탄 문제와 관련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 亞 공조 VS 자국민 이익보호 = 그러나 아시아와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이 미국 내에서 항상 지지를 얻는 것은 아니다. 미국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시아 정부들과의 관계보다 높은 실업률과 수출 부진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내 실업률이 10%를 넘었다는 압박감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한 손이 묶인 채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특히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은 2007 한미 FTA와 같은 기존 협약을 비준하거나 새로운 무역 협약을 맺는 것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고 자동차 업체들도 무역장벽 등을 우려해 한국 측에 수정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정부가 지난 9월 중국의 타이어에 관세를 부과한 것도 이런 압박감 때문이었다.
미국 철강 노조의 레오 제라드 대표는 “지구상에서 가장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것은 공짜로 내주고 말았다”며 “미국 정부가 신경써야할 것은 아시아 국가와 미국 간의 관계가 아니라 미국 정부와 미국 국민들 사이의 관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대로 아시아 국가들에게 일자리를 다 빼앗길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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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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