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올 3월30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이며 주저앉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지표와 CIT그룹의 파산 신청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경기 회복에 대한 의심으로 번지면서 다우지수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50.15포인트(2.51%) 내린 9712.43으로 9700선까지 위협 받게 됐다. 나스닥 지수는 52.44포인트(2.50%) 떨어진 2045.11로, S&P500 지수는 2.81% 밀린 1036.17로 거래를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올 2월 이후로 처음으로 월간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CIT의 영향으로 금융주가 5% 빠지며 두드러진 내림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7.12% 폭락했고, JP모건체이스 주가도 5.77% 떨어졌다. 대표적인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코아도 4.46% 하락했다.
◆ 부진한 지표..증시에 '걸림돌' = 9월 미국의 소비자 지출이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고차 현금 보상제도 등 정부 경기부양책의 약발이 다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빠른 경제 회복세가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9월 개인소비지수는 전월대비 0.5% 하락했다. 전월 1.4% 상승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와는 부합했다.
계속되는 경기부진으로 임금이 줄어들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 역시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에 못 미쳐 저금리 기조를 당분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조나단 바실리 이코노미스트는 "8월 소비자들은 적극적이었지만 일단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사라지자 더 이상 소비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까다롭게 변할 것이고 연말 연휴 시즌이 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발표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0.6으로 시장 전망치인 70을 소폭 상회했다. 그러나 전월 73.5에 비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 CIT그룹 회생 가능할까 = 이날 뉴욕증시는 지표 악재와 더불어 CIT에 대한 우려가 하락폭을 키웠다. 당초 CIT채권단은 이날까지 300억 달러 규모의 무담보 채권을 출자전환하거나 프리패키지 파산을 골자로 하는 채무 구조조정안을 승인해야 했다. CIT는 이날 오전 내내 투표 중이라고 밝혔지만 파산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 사이 CIT와 칼 아이칸은 CIT의 프리-패키지(사전조정)파산 계획에 1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하면서 낙폭이 일부 줄기도 했다.
CIT는 비즈니스 와이어를 통해 "아이칸이 CIT의 재건을 위해 추가 유동성을 지원, 10억 달러의 신용한도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IT는 아이칸이 제공하는 10억 달러는 파산 금융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칸은 이날 성명에서 프리-패키지 파산에 우호적으로 쪽으로 태도를 바꾼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CIT는 채권보유자들에게 통제권을 주기로 약속하고 이사들을 임명하는 절차에 속도를 내기로 했는데 이는 기업 지배구조와 현금 흐름을 보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CIT 뿐 아니라 채권자들 모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유가, 1개월래 최저치로 하락 = 30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 원유(WTI) 가격이 1개월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날 GDP호재로 장중한때 80달러까지 올랐던 유가는 이날 발표된 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 거래된 12월물 WTI 가격은 장중한때 최대 3.8%까지 떨어졌지만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전일대비 2.83달러(3.5%) 떨어진 77.0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한주동안 유가는 4.3% 하락했다.
MFC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거래담당자 칩 호지 "투자자들이 아직도 꾸준한 경제성장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