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코스피200선물 야간개장>
정규시장 개장전 전일 해외 거래시장 충격분산 효과
1호가당 100계약으로 제한. 가격제한폭도 5%로 축소
[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2001년9월12일. 미국 역사상 '최악의 날'로 기록된 9ㆍ11테러 직후인 이날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최악의 날'이자 '로또의 날'로 꼽힌다. 테러 여파에 코스피지수는 64포인트나 폭락했다. 몇몇 블루칩을 제외하곤 대부분 하한가였다. 옵션시장에서는 테러 전날 행사가격 62짜리 풋옵션의 경우 전날 종가가 0.01이었지만 이날 시가 1.67포인트로 출발해 5.05포인트로 마감됐다. 종가로 본다면 전날 대비 505배 폭등한 셈. 그야말로 '옵션 로또'가 터진 셈이다. 하지만 콜옵션을 산 사람은 그야말로 '쪽박'을 차게 됐다.
국내 선물시장에서 앞으로 9ㆍ11테러 같은 극한 상황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거래소(KRX)는 다음달 16일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연계거래시장이자 야간거래인 'CME연계 코스피200선물 글로벌거래'를 운영한다. 내년에는 EUREX와 연계한 코스피200옵션의 24시간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다.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이 열리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의 개장으로 전일 해외 시장의 충격을 다음날 개장 전에 분산시켜 반영, 충격을 완충시킬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당일 옵션 매수포지션을 갖고 있던 투자자가 해외에서 새벽 1시에 터진 악재로 다음날 충격 이 예상되는 경우 코스피200 글로벌 시장을 통해 다음날 정규 시장 개장 전에 선물 매도포지션을 설정해 헤지할 수 있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미국 시장에서의 호재나 악재로 급등락이 연출될 경우 매매 차익을 거둬들일 수도 있다. 미국 시장에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호재가 발생했을 경우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다음날 국내 증시가 미국과 연동돼 상승세를 보일 경우 매도 포지션을 취해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야간시장의 호가한도수량이 1호가당 100계약으로 제한되고 가격제한폭도 기준가격도 10%에서 5%로 축소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포지션에 대한 결제가 모두 주간시장 종가에 의해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야간시장의 종가가 의미없다는 것도 주의할 점이다. 만약 11월16일 야간시장에 100계약을 매수하고 17일 정규시장에서 50계약을 매도했다면 체결된 포지션(50계약 매수)에 대한 일일 정산은 17일 오전5시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17일 정규시장의 종가를 기준으로 삼게 된다.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 개장이 한국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이다.
우선 코스피200선물 야간 시장의 종가가 현물 시장 시가에 '가이드 라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유럽 증시의 움직 임이 국내 증시 시초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현물 야간시장을 통해 선물매매흐름을 살펴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
심상범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새벽 미국 증시가 하락했을 때 현물 지수가 시가에 어느 정도의 갭 다운 반응을 일으킬 지 알 수 없었다"며 "그러나 야간 시장이 개장되면 야간 시장의 지수 선물 종가는 이미 미국 증시의 결과를 대부분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수 선물의 야간 시장 수익률(주간 시장 종가 대비)을 통해 이를 대충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간 시장 개장 후 해외투자 확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야간 시장이 개설되면 시간 제약이 없어져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참여 확대가 예상된다"며 " 또 일별로 3200조원이 거래되는 FX마진거래의 야간 거래자들도 일부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코스피200 정규 시장 선물거래 규모 가 25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FX마진거래 자금의 일부만 유입돼도 그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소측도 "미국 유럽 등 해외투자자의 경우 활동시간대인 주간에 코스피200선물을 거래할 수 있게 돼 거래 편의성이 증대된다"며 "해외투자자의 56%가 코스피200선물 야간거래시 접근성 제고를 기대하고 있고 거래시간 확대로 미국과 유럽 투자자가 주간시간 에 글로벌거래에 참여할 경우 코스피200선물의 유동성이 늘어나고 금융투자업자의 수익성도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 파생상품시장의 인지도도 제고시킬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CME, EUREX와 연이은 연계거래 성사 및 KRX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삼각 네트워크' 구축으로 한국 파생상품시장의 위상이 향상될 것"이라며 "CME시장 참여 투자자 등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활동의 필요성이 증가해 궁극적으로 국내 금융투자업자의 글로벌화 및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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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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