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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90엔대..'핵심재료는 재무상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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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용인→환시개입 가능성 시사..엔·달러 88.22엔 찍고 반등

[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 일본의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이 엔·달러 환율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취임 초부터 엔고를 용인하는 발언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이같은 말을 조금씩 뒤집으면서 그의 입이 엔·달러 환율의 핵심 재료로 부상한 것.


후지이재무상은 지난 28일 오전까지만 해도 수출 보호를 위해 엔화 강세에 대한 시장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최근 엔·달러 환율이)이상한 것은 아니다"라며 "외환정책을 산업 보호에 쓰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엔·달러 환율은 88.22엔까지 떨어졌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민주당 정권이 수출산업보다 내수 부양에 우위를 두면서 엔고를 용인하고 있다는 시장의 관측에 힘을 더했다.


아울러 지난 26일에도 G20회담 직전 미 가이트너 재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엔화 가치에 대한 인위적 조작은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엔화매수세를 촉발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날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재무관이 미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90엔을 밑돌아도(엔 매도, 달러 매수의) 시장 개입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하면서 엔고를 부채질했다.


그는 이날 "후지이 재무상은 현재 엔·달러 환율 수준을 이례적인수준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환율이)90엔 아래로 떨어진다고 해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일본 정부의 엔고 방침을 더욱 강하게 드러냈다.


환율이 급락하자 후지이 재무상은 발언의 방향을 틀었다. 그는 경제신문 및 블룸버그통신 등이 공동개최한 '비욘드 투마로우(Beyond tomorrow)'세미나에 참석해 "엔고를 방치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그는 이날 세미나에서 그간의 엔고 용인에 대한 본격 해명에 나섰다.
후지이 재무상은 지난 주말 열린 G20개국 정상회담 전에 미국 가이트너 재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엔고가 되는 것을 그 상태로 방치하겠다고는 (자신은)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언급해 재무상이 엔고를 용인한다는 시장의 관측을 불식시켰다. 아울러 지난 28일 엔화가 급격히 강세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이트너와의 회담과 관련 통화 약세 경쟁의 폐해를 지적했으나 "엔고를 시인한다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각국이 통화약세 경쟁을 할 경우 세계 경제를 상처입힐 것"이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일본 거시경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좋았던 수출과 대기업 중심으로 고도성장에 따라 모두가 혜택을 누렸던 정책은 끝나고 있다"며 어린이 수당을 비롯한 공약 사항에 포함된 내수부양책 실행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일본 외환당국이 엔고를 용인하더라도 수출 기업 및 증시,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가 되면 환시개입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시장참가자는 "후지이 재무상의 발언은 지극히 원칙론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나 경기에 악영향을 주는 급격한 엔고가 될 경우에는 엔고 저지 개입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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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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