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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돈만 버는 회사는 망한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지금 경제나 경영의 가장 큰 당면 과제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후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경제의 한계, 경영의 한계, 더 나아가 인간의 한계를 경험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글로벌 금융위기도 역사의 발전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슬로 라이프〉란 책을 펴내 ‘느림의 미학’을 주창했던 일본의 쓰지 신이치 교수는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나 존 스튜어트 밀은 경제발전의 한계를 충분히 예견했고 지금은 그 한계가 찾아 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산출적인 발전만 강조하며 국민총생산(GNP) 얘기만 했습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라는 당위성에 갇혀 오로지 돈 버는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입니까. 풍요는 변질되고 빈부격차는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부탄이란 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1000달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 나라 국민들은 1인당 GDP가 4만200달러나 되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인보다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쿠바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부에서 독재정권에 사는 사람들이 무슨 행복이 있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그곳 사람들은 가장 여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볼 때 지금은 우리가 갖고 있던 가치관이나 지향점의 대 전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한가위 특집호(이코노믹 리뷰 480호 9월28일 발행)에서 만나는 원로 경영학자들의 메시지는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김영호 유한대 총장은 지금은 ‘흥부자본주의’시대”라고 규정하면서 “그동안 위기극복을 위해 생존이 먼저라는 생각이 경영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지만 시대적 흐름인 사회적 책임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낙오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돈 버는 것에만 집중하는 회사는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고 노동자, 소비자, 직원, 지역주민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키는 기업만이 돈도 더 많이 벌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김 총장은 요즘 경영자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성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을 제시합니다. 김 총장은 “위기 속에서 생존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위기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보다는 레질리언스(Resilience)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레질리언스의 사전적 의미는 탄성, 복원력인데 김 총장은 이를 ‘보다 건강한 상태로의 회복’이라는 의미로 정의했습니다.


최고경영자(CEO)들의 영원한 스승인 곽수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 1~2년 동안에 국내 기업들은 생존전략을 짜는 데 골몰했지만 이제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몇몇 없어진 기업들로 인해 시장의 빈 공간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원과 비용을 줄이고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내려는 전략보다는 그 빈 공간을 누가 먼저 선점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곽 교수는 “소비자 행동 패턴에 변화가 올 것이고 현명한 경영자라면 그 것을 가장 먼저 감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경영자들에게 새로운 변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신은 선 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변신을 해야 경영자로 성공하고, 회사도 살리고, 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미래 자본주의는 정신적, 도덕적 가치가 중요하며 정신적 가치를 경영철학에 반영해야 한다”며 세계가 천민자본주의에서 지식 자본주의로, 그리고 창조적이고 철학적인 자본주의로 성장하고 있음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기업은 CEO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발자국 소리를 들려줄 것입니까.
강혁 이코노믹리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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