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11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최고 35%의 특별보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지난 휴일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 및 닭고기 수입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벌이겠다고 맞불을 놓는 등 G2(미국과 중국)간 보호무역 전쟁이 시작됐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통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이번 발표는 지난 9일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해서도 최고 31%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잠정결정한데 이은 것으로 연타를 얻어맞은 중국도 즉각 보복조치에 나섰다.
미국은 자국의 타이어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해 15일 이내에 승용차 및 경트럭용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최고 3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관세는 3년간 부과되는데 첫해에는 35%, 이후 30%, 25%로 차등적으로 적용될 방침이다. 현재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부과하는 관세는 4%다.
이번에 결정된 관세율은 당초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건의한 55%보다 낮은 것으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측의 거센 역풍은 피하기 힘들게 됐다.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은 12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특별보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은 보호무역주의의 극치이며 자유무역을 신봉하는 전세계에 잘못된 시그널을 준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천 부장은 "미국측 조치는 특별 세이프가드의 오용이며 G20 금융 정상회의에서 약속한 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중국 상무부는 일부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에 대해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사를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얼마전 중국축산협회는 미국산 닭고기가 지나치게 싸게 유통돼 자국 업계가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상무부에 관련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중국산 닭고기 가격은 톤당 1만482위안인 반면 미국산 가격은 9823위안으로 더 쌌다. 중국은 미국산 닭고기의 최대 수입시장으로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양은 58만톤이 넘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10일 제3차 하계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겉으로만 자유무역을 외치지 말고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며 전세계의 보호무역주의 바람을 경계한 바 있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했던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원 총리 발언이 있던 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환담을 나눈 자리에서 양국의 협력관계를 돈독히 하자고 굳게 다짐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꼴이 됐고 이로써 양국간 무역전쟁은 더욱 가열차게 진행될 전망이다.
다음달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이와 관련해 어떤 대화를 나눌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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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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