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조정 피한 것을 매수에 나서도 좋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
흑백(黑白)논리. 모든 문제를 흑과 백의 두가지로 구분하는 사고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흑색과 백색 사이에는 수만가지의 색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흑색이 아니라면 백색, 백색이 아니라면 흑색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흑백논리의 오류를 범하곤 한다.
어쩌면 주식시장에서도 그런 오류를 범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을지 모르겠다. 지난 주 후반의 중국증시와 주말 사이의 미국증시를 보면 급격한 조정을 피할 수 있겠다고 한 숨을 돌리겠지만, 조정을 피했다고 신규 매수에 나선다면, 흑백논리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 된다.
조정을 피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시장의 불안한 점은 많다.
국내증시는 이제 1600선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 일단 1600선을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지난 주말 미국의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또다시 랠리를 이어갔고, 국내증시를 휘청이게 했던 중국증시에서도 지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이날 국내증시의 상승흐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증시의 훈풍으로 작용했던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7월 선행지수가 전월대비 0.6% 상승해 4개월 연속 개선됐고, 전년동월대비로도 23개월만에 0.2% 플러스로 반전한 데 이어 동행지수까지 22개월(일시적 반등이었던 지난해 10월은 제외)만에 전년동월대비 상승반전에 성공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시그널을 강하게 던졌다.
여기에 벤 버냉키 미 연준(Fed) 의장 역시 "경기가 단기간에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강한 희망의 메세지를 던지면서 미 증시의 상승탄력을 자극했고 이것은 이번 주 국내증시에도 고스란히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중국증시의 흐름이다.
국내증시를 주저앉게 만들었던 중국증시는 지난 2거래일간 상승세를 지속하며 그간의 하락에 따른 조정 우려감을 일부분 해소해냈다.
특히 120일선 지지에 성공한 데 이어 중국 정부가 뮤추얼 펀드 운용을 승인하면서 급격한 조정을 막으려는 의지를 보인 것도 그간의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를 증명하듯 공포지수라 불리는 VKOSPI 지표는 지난 21일 재차 반락하며 투자자들의 안도감을 보여줬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급격한 조정이 없다는 것, 혹은 1600선을 넘어섰다는 것이 신규 매수에 나서도 좋다는 것을 의미하느냐는 점이다.
그간의 지수 상승세를 이끌어오던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화됐고, 그나마 외국인의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는 투신권 역시 잇따른 주식형 펀드 자금의 환매 압력으로 매수 여력이 극도로 위축됐다.
$pos="L";$title="";$txt="";$size="304,259,0";$no="2009082408011668575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동양종합증권에 따르면, 7월22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시가총액비중 증가는 0.48%에 그쳤고, 주식수 비중으로는 0.16% 증가에 불과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진심인지 의문도 존재한다.
코스피 상승종목비율(ADR)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일부 종목만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냉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부가 전체를 이끌고 있는 현 시점에서 오르는 '일부'를 잡기란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조정이 없다면 매수에 나서도 좋다는 단순한 흑백논리의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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