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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개학 연기 '만세'?

"개학이 늦춰진다더라."


어린 시절, 방학이 끝날 무렵 듣게 되는 기분좋은(?) 거짓말 중 하나다. 밀린 방학숙제에 노심초사하던 때라 거짓말인줄 뻔히 알면서도 혹시나 하던 기대를 하곤 했다.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다니던 6년 내내 이런 기대를 했는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오랜 숙원이 학부형을 눈앞에 둔 순간, 이루어질 모양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가 급속히 번지면서 전국적으로 개학을 연기하거나 휴교한 학교가 1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4일부터 초중학교가 본격적으로 개학한 이후 신종플루 감염에 따른 각급 학교의 무더기 개학 연기와 휴교 사태도 예상된다고 한다. 신종플루 때문에 휴교를 한 초중고가 9개, 개학을 연기한 곳은 7개에 달했다. 유치원과 대학을 포함해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각급 학교는 300여곳, 학생수는 700여명에 이를 것이란 게 교과부 추정이다. 학생들을 포함한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30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몇개월 전, 지구 반대편에서 이 병이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남의 나라' 일인 줄 알았던 신종플루의 공포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상륙했다. 세계에서 첫손 꼽히는 교육열 덕에 어릴때부터 해외 어학연수를 시키는 풍습도 신종플루 확산에 한 몫했을 것이다.


이 병으로 사망자까지 발생한 것을 감안할 때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철없는 초등학생들 얘기가 아니다. 전쟁 상황에서도 수혜주를 찾는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닥시장에서 주간 상승률 상위 15개 종목 중 바이오 관련주가 12개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신종플루 관련주가 11개였다.


멕시코에서 신종플루가 발생하면서부터 주목받았던 중앙백신이 99%로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예방 마스크 시판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지코앤루티즈가 85% 가량 급등했다. 백신주로 신종플루 테마에 낀 중앙바이오텍과 자회사가 신종플루 진단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엔빅스도 각각 81%, 77%씩 올랐다.


이밖에도 비상장 줄기세포 분야 바이오기업인 MCTT의 우회상장 통로로 지목된 코어포올이 72% 급등한 것을 비롯해 파루 제일바이오(이하 백신), 바이오랜드 바이오니아(진단시약), 크린앤사이언 케이피엠테크 웰크론(예방마스크) 등이 신종플루 덕을 톡톡히 봤다.


'신종플루 확산→테마주 급등'의 공식이 확실히 자리잡았던 지난 한주였다. 지난주 이들 테마의 급등은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발생 소식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개학 연기, 휴교 등의 소식도 이들 테마에 기름을 끼얹는 효과를 가져올지 모른다.


하지만 테마주 투자자들도, 테마에 편입된 기업들도 모두가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있다. 이같은 주가 폭등과 테마주 따라잡기는 결국 '폭탄 돌리기'라는 사실이다. 신종플루 확산과 바로 매출이 연동되는 테마주는 거의 없다. 설사 연동되더라도 최근 주가 폭등을 설명할만큼은 아닌게 현실이다.


신종플루의 대표주로 꼽히는 녹십자의 경우, 전날 종가(17만7000원)기준 PER 32배를 넘는다. PBR(주가순자산배율)은 5.97배로 무려 6배에 달한다. 이는 증권가의 기대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KTB투자증권은 이미 지난 18일자로 녹십자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목표주가 15만원을 넘기 직전의 일이다. 전통적인 유정란 방식의 백신 낮은 수율 문제가 극복, 정부와 최종 계약단계에서의 불확실성 잔재 등을 경계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기대에 대해 경계를 했다.


아직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목표가도 훌쩍 넘어선 상태다. 대우, 동양종금, HMC투자증권의 녹십자 목표가는 14만원대, 한국투자증권의 목표가는 16만5000원이다. 녹십자가 지난주까지 도달하지 못한 증권사 목표가는 하나대투증권의 19만원과 미래에셋의 18만원 뿐이다.


올들어 증권사 보고서가 없는 중앙백신의 전날 종가(2만4700원)기준 PER과 PBR는 각각 38.35배와 6.24배나 된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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