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기업의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리스크가 높은 회사채 수익률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1월 이래의 일이다.
회사채 발행이 연초 이후 1조 달러를 상회,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디폴트율 역시 최고치를 나타내자 회사채 시장 거품 논란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올들어 총 4531억 달러 규모의 201개 기업 회사채가 디폴트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330억 달러(126건)를 웃돌 뿐 아니라 여태껏 최악의 디폴트 비율을 기록했던 2001년을 넘어선 것이다.
다만 상승세가 최근 들어 한 풀 꺾인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 들여진다. 프리드슨 투자고문의 마틴 프리드슨 대표는 “디폴트 규모는 대단히 크지만 월별로 살펴보면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늘어난 회사채 부도율이 최근 도래한 채권시장 랠리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투자심리와 자신감이 회복되면서 고수익 채권에 몰려 높은 수익은 얻은 만큼 리스크도 커졌다는 의미다.
이같은 사실은 투기등급 회사채의 부도율과 수익률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에 따르면 미국 투기 등급 채권은 올들어 40% 가까이 되는 수익률을 올려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률인 10%를 크게 웃돌았다. 유럽의 하이일드 채권은 63%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와 동시에 투기등급 회사채의 부도율은 지난 6월을 기준으로 전년동기 8.25%에서 8.58%로 올라선 것으로 집계됐다.
S&P는 내년 3월까지 미국 투기등급 채권 디폴트율은 14.3%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높은 디폴트율은 지난 1991년의 12.54%다.
S&P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와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동시에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디폴트율이 최소 11.4%에서 최대 18%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올들어 현재까지 누적된 전세계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조1030억 달러로 사상최대치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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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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