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경제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연율로 5분기 만에 성장세로 전환되면서 세계 경기 회복에 선명한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7일 일본 내각부는 지난 2분기(4~6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3.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3.9%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4분기 연율 마이너스 13.1%와 직전 분기의 마이너스 11.7%에 비해선 크게 개선된 수준이다. 전 분기보다는 0.9% 증가했다.
일본의 2분기 GDP 반전은 최대 무역 상대국 가운데 하나인 중국의 경기 회복과 일본 정부의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의 재고 감축 노력도 빼놓을 수 없는 긍정적인 요인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본 경제의 회복 전환은 금융 위기 여파로 궁지에 몰렸던 글로벌 경기 회복에 강한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같이 최근 회복신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국가 경제 전반에 놀라울만큼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경제·재정상은 "일본의 경기 회복은 같은 기간 10% 가까운 회복을 보인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날 GDP 결과에 반색을 표했다. 교도통신이 108개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기업의 3분의 2가 일본 경제가 내년 초 완전히 회복기조를 되찾을 것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오는 30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GDP의 5%에 육박하는 경기부양책으로 적지않은 공을 세우고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 정책 전문가인 모리타 미노루는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일본 국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가 정권교체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1995년 창당이래 한번도 정권을 내어준 적이 없는 자민당에 국민들도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WP는 일본에서 불어온 훈풍은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크게 휘청거렸다 최근 회복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주요국 등 글로벌 경제가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1%로 침체 속도가 대폭 늦춰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금융당국이 현재 제로수준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9월 종료 예정이었던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지 않는 대신 기한을 한달 연기하면서 양적완화 정책을 사실상 종료해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이와함께 유럽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의 경기도 곧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들 서방권 역시 중국을 포함해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금융 위기로 타격을 입은 생산 회복과 신용경색 완화, 은행권의 재무건전화 등의 결실을 이룰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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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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